‘제3의 물결’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별세

입력 2016-06-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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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ㆍ자오쯔양ㆍ리콴유 등 많은 이에게 영감 주고 미래사회 비전 제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7일(현지시간) 타계했다. 출처 토플러어소시에이츠

‘제3의 물결’과 ‘미래의 충격’‘권력이동’ 등으로 명성을 얻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향년 87세.

토플러과 부인 하이디와 함께 설립한 컨설팅업체 토플러어소시에이츠가 이날 타계 소식을 전했다. 사망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토플러는 20세기에 10여 권의 저서를 통해 제조업 기반의 경제가 지식과 데이터로 움직이는 경제로 이동할 것임을 보여줬다. 그는 ‘정보화 시대’라는 용어를 창안하는 등 미래에 대한 탁월한 예견으로 중국의 지도자와 미국 정치인, 기업 경영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으며 사회적 변화를 촉진했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토플러는 지난 2006년 중국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미래를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며 “그러나 변화가 진행되는 패턴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토플러는 1980년대와 1990년대 고속성장을 연출했던 아시아 신흥국의 많은 지도자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전 총리인 자오쯔양은 1980년대 초 지도부의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제3의 물결’ 판매금지를 해제했다. 이후 이 책은 중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개혁개방을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됐다는 평가다. 중국 공산당은 2006년 최근 수세기 동안 자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외국인 50명 중 한 명으로 토플러를 선정했다.

미국의 중국사 전문가인 알렉산더 우드사이드는 “중국과 한국 베트남 혁명세대는 칼 마르크스가 꿈꿨던 ‘파리코뮌(1871년 수립된 혁명 자치정부)’이 재현되기를 원했지만 혁명 이후 세대는 토플러가 그렸던 실리콘밸리의 재현을 바랬다”고 평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토플러의 책에 깊은 영감을 얻어 취임 후 IT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청와대에서 토플러와 면담하면서 지식정보화 시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전 총리도 토플러에 영감을 얻은 지도자로 꼽힌다.

1994년 당시 하원의장이던 뉴트 깅리치는 동료 의원들에게 토플러의 ‘정치는 어떻게 이동하는가’ 일독을 권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 억만장자 중 한 명인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도 토플러의 영향을 받은 인물로 꼽힌다.

토플러는 부인과 60년 이상 해로했으며 부부 사이에는 2000년 사망했던 딸 카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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