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박태환(27)이 소송을 통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염기창 부장판사)는 1일 박 씨가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영연맹을 상대로 낸 '국가대표 선발규정 결격사유 부존재 확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번 결정으로 박 씨에게는 다음 주 초로 예정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판단을 거쳐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임시 국가대표 지위가 부여됐다.
박 씨는 2014년 금지약물인 '네비도'를 투여한 사실이 적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지난 3월 징계가 해제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18일 도핑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박 씨의 올림픽 출전을 가로막은 국가대표 선발규정이 세계반도핑규약(World Anti-Doping Code, WADA-Code)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징계가 해제된 박 씨에게 국제대회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이중징계를 하는 것이어서 규약을 위반하게 된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대한체육회 정관도 WADA-Code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CAS는 2011년에도 유사한 사례에서 이중 처벌이 무효라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어 박 씨가 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박 씨는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따라 리우 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지자 CAS에 중재를 신청하는 한편 지난달 23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편 박 씨는 이날 호주 브리즈번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6 호주 그랑프리 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9초18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