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검찰수사 이후 국내서 첫 공식입장 '죄송'… 한ㆍ일 원톱 지위에 자신감 드러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검찰수사와 경영권 분쟁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2시 25분께 일본 하네다발(發) 항공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이같이 말했다. 이는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국내서 밝힌 신 회장의 첫 공식 입장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7일 출국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 미국 엑시올사오의 합작 기공식 등 주요 해외 사업 일정을 소화하고 27일만에 귀국했다.
신 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롯데그룹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고개만 숙인 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호텔롯데 상장이나 자신에 대해 제기된 비자금 조성 혐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끝까지 싸우겠다'며 무한주총을 예고한 것에 관련해서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이후 지금까지 세번의 표 대결에서 승리한만큼 한ㆍ일 원톱 리더 지위에는 변함에 없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세 번째 패했지만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함과 동시에 '무한 주총 '을 예고했다.
주총 패배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변화가 고무적"이라며 "표면적인 결과는 지난 임시주총들과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음을 체감했고, 앞으로도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찬탈한 신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 등 현 임원진을 해임하고,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중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귀국 직후 회사 집무실로 이동해 5시30분까지 약 2시간동안 현안을 챙겼으며 다음 날부터 정상적으로 출근해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원만히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가 중국·베트남 등에서 주요 계열사를 통해 해외사업을 확장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에 대해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검찰 수사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해결, 롯데 지배구조 개편 등에 대해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