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지친 식품업계가 글로벌 시장 공략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내수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고 시장 포화 상태로 더 이상 국내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해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류 효과에 힘입어 국산 식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식품 업계의 해외 진출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식품 계열사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을 통해 그룹 비전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햇반 컵반’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햇반 컵반’은 홍콩 세븐일레븐 600여 개 매장과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의 프리미엄 매장 내추럴 로손을 비롯한 일본 내 편의점과 슈퍼마켓 200여 개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아시아 편의점 시장을 공략하고, 향후 중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 ‘햇반 컵반’으로 해외에서 약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도 최근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비비고를 앞세워 2020년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2015년 말 10%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톱10 외식전문 기업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넘버 1위의 외식전문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를 통해 아시아 1위 제과업체 도약에 승부수를 띄웠다. 1996년 중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롯데제과는 이후 베트남, 러시아, 파키스탄 등 8곳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케냐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식품 업계 최초로 약 12조 원 규모의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롯데제과의 해외 부문 매출은 약 9000억 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한다. 롯데제과는 2018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10%가량 더 늘려, ‘아시아 1위 제과업체’로 우뚝 선다는 목표다.
이라크, 두바이 등 중동으로 수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우간다를 포함해 가나, 나이지리아, 모잠비크를 집중 사업국가로 선정하고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전문 유통사를 운영하고, TV·옥외 광고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 본부 산하에 신시장 개척팀을 신설하고 아프리카를 전담하는 부서도 새롭게 편성했다. 하이트진로는 연내 모로코, 보츠나와 등에 추가로 진출하기 위해 시장 조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본부장은 “아프리카는 성장 가능성이 아주 높은 시장”이라며 “현지인에게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려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