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1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유연정이 우주소녀의 13번째 멤버로 합류한다. 서로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이번 결정에 바탕이 됐다.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프로듀스101’은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화제 몰이를 한 프로그램이다. 최종 11인은 물론, 많은 연습생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적지 않은 회사들이 덕을 봤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프로그램 진행 도중 권은빈은 CLC 합류를 공식화했고, 데뷔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다이아는 정채연과 기희현이 합류한 이후 발표한 음반으로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김세정 강미나 김나영이 합류한 구구단 역시 정식 데뷔 전부터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하더니 음원 및 음반 차트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스타쉽 입장으로서는 유연정을 우주소녀에 합류시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걸그룹을 론칭하자니 우주소녀를 선보인지도 이제 겨우 6개월이고,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유연정의 데뷔를 미룰 수도 없었을 테다.
문제는 팀의 정체성이다. 당초 우주소녀는 ‘황도 12궁(태양이 지나는 궤도에 위치한 12개 별자리)의 소녀들이 모인 걸그룹’을 콘셉트로 멤버들마다 서로 다른 별자리를 담당했다. 새 멤버가 합류가 초기 그룹 설정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상황. 그런데 최근 뱀주인자리가 황도 제13자리 별자리로 주목받기 시작하며 꽤 괜찮은 그림이 나왔다. 소속사 관계자는 “유연정의 생일이 뱀주인자리의 구분 날짜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운 별자리가 ‘탄생’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선택이 팬들에게도 최선일까. 최근 문희준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오아이의 분열에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다. “아이오아이 멤버 11명을 뽑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청자 여러분이 투표했나요? 어차피 정해진 기간에 활동하는 건데 11명이 해야지, 소속사 사장님은 왜 이걸 못 기다리십니까.”
‘프로듀스101’은 ‘꿈’을 내세우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소녀들은 “국민 프로듀서님들!”을 외치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 숙였고, 덕분에 이들의 데뷔가 내 손에 달렸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국민 프로듀서의 영향력이 발휘된 시간은 딱 한 달뿐이었다. ‘유닛’이란 명목 하에 멤버들은, 아니 소속사들은 각자도생했다. 물론 데뷔를 향한 모든 과정이 ‘꿈’처럼 순수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잠시동안의 낭만이 이렇게 짧을 줄은 몰랐다.
다시, 각개전투다. 다이아와 구구단이 지난 6월 경쟁을 벌인 데 이어 오는 8월에는 아이오아이 유닛과 우주소녀가 맞붙게 됐다. 꿈을 이루는 과정은 전쟁 같았지만 앞으로 이어질 여정은 부디 전쟁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