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러스(樂視, LeEco)가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비지오(VIZIO)를 20억 달러(약 2조2686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CN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스는 최근 인터넷 연결 기능을 갖춘 자사 브랜드의 TV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데, 비지오 인수를 발판으로 북미 TV 시장에 진출할 셈이다.
2002년에 설립된 비지오는 전자기기 수탁제조서비스(EMS)를 활용한 저가 TV로 급성장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5년 북미 TV 시장 점유율은 17.2%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러스는 비지오가 다루는 시청 데이터 분석 사업은 인수하지 않고 별도 회사로 분리할 계획이다. 비지오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인 윌리엄 왕은 퇴사해 시청 데이터 분석 사업을 맡는 새로운 회사의 회장 겸 CEO에 취임한다.
왕 CEO 이외의 경영진은 회사에 남아 러스의 전액 출자 자회사가 되는 비지오의 경영을 맡는다. 비지오의 브랜드와 판로도 유지한다. 인수 절차는 연내에 완료될 전망이다.
2004년 창업한 러스는 동영상 서비스가 핵심 사업이지만 2013년에 자사 브랜드의 TV 판매를 시작, 2015년 판매 대수는 300만 대를 기록했다. 올 4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북미 최초의 연구 개발 거점 문을 열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전기자동차(EV)의 연구 개발을 위해 800명을 채용할 방침을 밝히는 등 미국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