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변경, 주소지 이전 '변경신고 누락' 운용사 등 20여곳 안팎…업계 '멘붕'
해외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중 일부가 외국환 업무 취급기관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이 본격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해외펀드를 운용 중인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현안 조사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6월 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운용사들이 해외펀드 운용을 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나 금융당국 어디에서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통상 운용사들이 해외 펀드를 설정하는 것 자체는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는다. 이후 해외 펀드를 설정하고 해외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매매와 관련된 운용 지시를 하는 일은 기재부의 외국환 관련업무 취급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설사 해외펀드 런칭 당시 기재부에 등록했다 하더라도, 추후 사명변경이나 주소지를 이전한 경우에는 관련 사실을 금감원과 기재부에 다시 등록해야 한다.
금감원으로부터 이번에 지적된 사안은 사명변경이나 본점 주소지 이전을 한 운용사들이 관련 사안에 대해 금감원에만 신고하고, 기재부에 변경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변경신고 누락 외에도 중소형운용사나 신생운용사의 경우 해외펀드 운용 매매 행위와 관련한 기재부 취급기관 등록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관련 규정을 어긴 운용사는 20여곳 안 팎으로 추산된다. 현재 금감원 조사를 받는 운용사들도 10여 곳 이상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외국환 관련 업무 취급기관 등록을 하지 않은 점 자체에 대해선 고의성이 없다고 보여지지만, 지적을 받은 만큼 관련 현안에 대해 서면 조사에 돌입했다"며 "우선 현안 조사 이후 사안에 따라 현장 조사 등 추후 작업을 진행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운용업계에서도 해외펀드 비과세 시행에 맞춰 공격적으로 해외펀드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이번 조사가 미칠 파급에 대해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환관리위반은 사안에 따라 형사처벌이나 검찰 기소까지 갈 수 있다"며 "올 들어 해외펀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려던 각 사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것과 같다. 협회와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