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올 하반기 부산 '삼익비치타운' 재건축 수주전에 대거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산 재건축의 상징 '삼익비치타운'의 재건축 사업이 11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면서 정비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본격적인 격돌에 들어갈 전망이다.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부산시 수영구는 남천2구역(삼익비치타운 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재건축 추진위가 구성된 지 11년 만이자 올해 4월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한 지 석달 만의 결과다. 조합 측은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안에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1979년 12월 33개동으로 준공돼 이듬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삼익비치타운은 총 3060가구 규모로 이달 기준 부산에서 추진 중인 아파트 재건축 단지 22곳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한 때 부산 부촌의 대명사로 꼽혔지만 2000년 이후 아파트가 노후화되고 해운대가 주목을 받으면서 명성을 잃었다.
여기다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삼익비치타운과 인접한 건물을 주택재건축정비구역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와 조합원들 간 합의 등의 문제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업이 추진된 셈이다.
건설업계는 이미 물밑 경쟁에 들어갔다. 해운대 엘시티와 연산 더샵, 광안더샵 등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포스코건설과 상반기 정비사업에서 최대 수주실적을 올린 대림산업을 비롯해 롯데건설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부산시장 공략에 한창인 GS건설을 비롯해 시공평가능력순위 10위권 내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도 참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익비치타운이 부산 재건축의 상징으로 통하는데다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를 전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입지를 자랑해 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의 물밑경쟁이 이미 시작된 하반기에 치열한 격돌이 있을 것이라는 게 분양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단지인 만큼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삼는 중견건설사들이 들어오긴 어렵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산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건 맞아 대형건설사들이 많이 뛰어들겠지만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많은데다 재건축사업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변수가 등장할 수 있어 안정성 측면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단지에 그동안 분양된 단지의 수준을 넘어서는 고분양가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분양분이 200여 가구가 채 되지 않아 조합원의 분담금 부담이 크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인다.
이 달 기준 부산의 3.3㎡당 평균 분양가가는 1014만원. 3.3㎡당 평균 분양가가 1000만원이었던 '연산 더샵'은 물론 1230만 원대의 '힐스테이트 명륜', 1650만 원선의 고분양가로 알려진 '마린시티 자이' 등은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2500만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일반분양가는 3000만에 육박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점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부산은 정비사업 시장이 워낙 뜨겁고 도심지에 주택을 공급할 만한 곳이 재건축·재개발 단지밖에 없어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이다"라며 "정비사업은 일정 지역에서 우위를 차치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번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