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약사의 시장탐구⑨]메지온을 통해본 희귀질환 폰탄치료제 시장
메지온은 신약후보물질 Udenafil을 개발하는 회사다. 예전 동아제약의 자회사인 동아팜텍㈜로 설립되었지만, 2013년 3월엔 ㈜메지온(Mezzion)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동아제약과 별개의 회사로서의 행보를 하게 된다. 메지온은 Udenafil의 발기부전 적응증에 대하여 북미, 멕시코, 러시아에 대한 판권과, Udenafil의 폰탄치료제 적응증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
메지온의 미래가치는 발기부전치료제보다 폰탄치료제의 가치에 부합할 것이다. 따라서 메지온을 알기 위해 폰탄치료제에 대한 이해와 단심실 환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심실(Single ventricle)
정상적인 심장은 좌와 우로 위 아래로는 심방과 심실로 나뉘어진다.
단심실 환자의 경우, 선천적으로 심실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채 태어나게 된다. 이러한 기형은 다운증후군 등과 같은 유전적 요소를 비롯하여 산모의 태아기 약물노출, 풍진감염 등이 유의미한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혈역학적인 측면에서 단심실의 종류에 따라 폐동맥 협착과 관련하여 무산소 발작을 야기할 수 있는 청색증이 동반되는 경우와, 대동맥 판막 하 협착과 관련한 심각한 심부전이 주요 증상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증상에 대하여 대증요법으로 Prostaglandin E1, Propranolol, 강심제와 이뇨제 등이 내과적 치료로 사용될 수 있으나 궁극적인 치료는 될 수 없다.
궁극적인 내과적 치료법이 없다 보니, 이러한 환자들은 3단계에 걸친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 중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외과적 수술이 Fontan수술이다.
근래의 폰탄수술은 ‘체정맥 – 폐동맥 연결 – Total CavoPulmonary Connection(TCPC)’인데, 이는 하대정맥의 환류혈을 일정한 반경을 가진 도관형태의 통로를 통해 폐동맥과 연결하고, 상대정맥 환원혈류는 양방향성 체정맥 – 폐동맥 단락을 시행하는 술식이다.
폰탄수술의 부작용
단심실로 태어나 불가결하게 폰탄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환자들은 수술 덕에 생명연장의 기회를 갖게 되지만, 많은 합병증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폰탄 수술의 장기적인 예후는 후기 합병증인 심부전, 단백 소실성 장증, 간기능 장애, 혈전 그리고 부정맥 등이 있다. 이 중 심부전 합병증을 갖고 있는 환자는 전체의 40%에 달하며, 증상이 있는 경우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이러한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환자들은 다양한 약물들을 복용하면서 살아야 한다. 단심실에 대한 한 Cohort 연구에 따르면 폰탄수술의 예후를 향상시키기 위해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약물들을 복용하게 된다. 이 약물들은 앞서 말한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이다.
Udenafil 적용에 따른 폰탄수술 예후의 향상
단심실로 폰탄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예후는 수술과 약이 발전하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이 환자들은 수술 후 시간이 지날수록 심실기능이 떨어지고 폐혈관 압박의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20세가 넘어가면 사망률이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문제를 갖고 산다.
메지온은 폰탄수술치료제로 개발중인 Udenafil이 이 환자들의 생명을 10년 이상 연장시켜줄 수 있는 약이라고 설명한다. 이 환자들의 평균수명이 20년이라 가정하면, 거기에 10년을 연장시켜 30년으로 늘려준다는 것이다.
Udenafil은 다른 PDE5 저해제들(Sildenafil, Tadalafil, Vardenafil)에 대하여, 높은 PDE5 선택성을 갖고 있어 부작용이 적고, 폐혈류 개선과 함께 폐혈관 압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유일하게 폰탄수술치료제로 개발이 되고 있다.
뜬금없이 Udenafil이라는 약 성분이 나와 글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 있겠다. Udenafil은 기존의 발기부전치료제들과 같은 계열인 PDE5 inhibitors 중 한가지 물질이다. PDE5(Phosphodiesterase5)는 음경해면체의 혈관 평활근 세포에서 뿐만 아니라, 동맥 혈관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이다.
기본적으로 PDE5 inhibitor는 발기부전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이 계열의 약물들은 폐동맥고혈압에 대해서도 적응증을 갖고 있다. 일례로 ‘비아그라, Sildenafil’은 ‘Revatio –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다. 그 중 Udenafil은 상대적으로 PDE5선택성이 높아 부작용이 적고, ‘시알리스, Tadalafil’과 같은 Long Acting의 특징을 갖고 있다.
메지온의 Udenafil 개발
유데나필(Udenafil)은 이미 ‘동아에스티’를 통해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Zydena Tab.)의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앞서 여러 번 말했듯, 메지온은 이 물질에 대하여 발기부전 치료제 뿐만 아니라 폰탄수술 치료제로의 개발을 하고 있다. 발기부전 적응증에 대해서는 FDA 임상 3상 진행이 완료되었지만, 기존 CMO(제약 부문 OEM) 수탁사인 인도의 Dr. Reddy’s의 cGMP 공장 위생문제로 최종승인이 미뤄진 상태이다.
메지온의 ‘유데나필 – 폰탄치료제’ 적응증에 대해서는 임상3상 진입을 하였고 환자군을 모집하고 있다. ‘유데나필 – 폰탄치료제’는 지난해 9월 3일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기 때문에 신약개발 과정과 개발 후에 있어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이러한 혜택에 대해 언급하자면 1)미국 내에서 7년간의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되는 것 2)임상관련 세금을 최대 50% 감면 받는 것 3)희귀의약품 Fast track제도를 통하여 허가 심사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된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유데나필 – 폰탄치료제’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자금 지원을 받고, 미국의 소아심장네트워크(Pediatric Heart Network)와 연계되어 임상 3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희귀의약품(Orphan Drugs)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제약사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었는데, 이제는 각국의 보건당국들로부터의 파격적인 혜택이 생겨 제약업계의 블루칩이 되었다.
폰탄치료제의 미국 시장
미국 내 폰탄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의 수는 약 2만명 이상이다. 폰탄치료제에 대해 ‘Sildenafil – Revatio‘의 폐동맥고혈압 적응증에 대한 약가와 비슷한 수준의 수가를 가정한다면, 환자당 연간 1만달러 수준이고, 이로 계산한 시장규모는 2억달러가 된다.
질환의 특성상 이들은 75% 이상이 미국의 소아심장네트워크(PHN, Pediatric Heart Network)에 해당하는 10개 거점병원의 관리하에 있다. 이로써 메지온이 갖게 되는 장점은 직접판매가 가능하다는 것, 특별한 영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과 그로써 생기는 높은 영업이익률이다. 생산비용 외에는 특별한 비용이 들 이유가 없으며, 희귀질환치료제 특성상 7년간의 독점권을 부여 받게 된다는 사실은, 약의 시판허가 후 최소 미국시장의 과반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PRV, Priority Review Voucher
2007년부터 미FDA에서는 희귀질환 의약품 개발을 독려하려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를 개발하여 최종허가(NDA Approval)을 받는 개발사에게 타 의약품의 허가심사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해주는 우선심사권(PRV, Priority Review Voucher)를 부여한다. 이는 제약사간의 양수도가 가능하며, 이미 4차례 거래가 된 바 있다. 최근 거래가는 4000억원 정도이며 지속적으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PRV는 FDA에서 지정한 21개 난치성 질환에 대해 부여되며, 21개 난치성 질환은 풍토병(Topical Disease)와 희귀소아질환(Orphan Pediatric Disease)로 나뉘어진다. 메지온의 폰탄치료제는 희귀소아질환 치료제로 분류되어 이 PRV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이 충족된다. 폰탄치료제가 최종승인이 나게 되면 메지온은 약 4000억의 추가적인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 된 정보에 따르면, 메지온은 까다로운 조건을 걸고 폰탄 환자들을 모집 중이다. 이는 임상시험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NHLBI(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와의 협력을 통해 현재는 5개의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모집 중이며, 추가적으로 19개의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약 400명에 대해 임상시험이 진행될 것이고, 2017년 12월에 임상시험이 종료될 것이라 밝히고 있다.
마치며
과거 희귀질환 환자들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약업계로부터 소외를 받아왔다.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너무도 불합리했던 이러한 사실들이, 정책의 선진화에 맞물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유의미한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 고유의 목적과 부합하게 된 것이다. 멋진 정책은 산업에도, 소외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약자에도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한다.
단심실 환자들과 메지온을 위해, 폰탄치료제의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