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 코스피’ 삼성전자 빼니 1990선…외인 편식도 문제
또 앞선 2개 분기 실적호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이 전망되고 있다는 소식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최고조’로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공행진’에 코스피 역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강세에 의한 ‘착시 효과’일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 삼성전자, 사상 최고가 돌파 ‘눈 앞’ =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88%(2만9000원) 오른 15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158만 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인 158만4000원(2013년 1월 3일)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157만6000원, 2013년 1월2일)와는 불과 1만 원 이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처럼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발표한 확정실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8조1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갤럭시S7 판매호조로 IM(ITㆍ모바일)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4조3200억 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또 지난달 말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것도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99만 주, 우선주 23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오늘 예정된 갤럭시노트7 공개도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해머스타인볼룸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공개한다. 갤럭시노트7의 사전예약판매는 6일부터 18일까지다.
이에 외국인들이 적극 매수에 나서며 삼성전자 주가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7일 이후 직전 거래일까지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순매수에 나섰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8697억 원어치 사들였다.
◇ 삼성전자 상승분 제외 시 코스피 1990선…외국인 ‘쏠림 현상’도 문제 = 삼성전자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국내 증시 역시 ‘삼성전자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강세를 보였다. 전일 코스피 지수도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2029.61)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강세의 증시 상승세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삼성전자 착시 효과’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의 지수산출식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16%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지난 7일 이후 주가 상승분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아직 1990~2000선에 머무르는 수준이라고 증권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상승이 지수 상승을 이끌 수는 있지만 다른 종목의 수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세는 둔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끄는 외국인 자금이 대부분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7일 이후 1일까지 코스피시장에 유입된 4조1300억 원의 외국인 순매수 대금 중 20%가량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이에 지난달 200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가 1% 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동반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대금 대부분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며 “종목별ㆍ업종별로 차별적인 자금 유입 양상이 강화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