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됐던 코스닥 상장기업 인포피아 배병우(53) 전 회장이 200억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배 전 회장과 같은 회사 이모(43) 전 대표 등 5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금융감독원 조사를 축소해주는 대가로 경영진으로부터 4억4000만 원을 받은 변호사 강모(49) 씨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 전 회장은 2009~2014년 정부로부터 받은 연구개발(R&D) 사업비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고, 자사주를 임의로 처분해 빼돌리는 방식 등으로 총 50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전 회장은 또 측근이 운영하는 외주업체를 부당 지원하고, 지급 능력이 없는 업체에 제품을 수출해 회사에 170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허위로 공시자료를 내거나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띄우기도 했다.
배 전 회장은 회사가 어려워지자 지난해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에게 회사 주식을 맡기고 경영권을 넘겼다. 무자본 M&A 세력은 회사의 자사주 106억여 원 등 회삿돈 130억 원을 빼돌렸고, 다른 이에게 회사를 넘기는 대가로 32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인포피아는 올해 5월 상장 폐지됐다.
무자본 M&A 세력은 회사가 금감원 조사를 받게 되자 관세사 방모(54) 씨와 변호사 강 씨에게 조사를 축소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4억8000만 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인포피아는 2010년 ‘히든챔피언’, 2011년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되기도 했다. 1996년 회사를 설립한 배 전 회장은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해 벤처기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검찰 관계자는 "상장사 공시와 외부감사에도 불구하고 무자본 M&A 기업사냥꾼들을 견제할 장치가 없다"면서 "공시의무자에 대한 책임강화와 준법통제기준 제도 확대 등 회사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