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러시아 시장...중앙은행 총재 수완 주목

입력 2016-08-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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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저유가와 서방국의 경제 제재로 떠났던 투자가들이 되돌아오면서 러시아증시 루블화 표시 벤치마크인 MICEX지수는 23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 표시 지수는 올들어 25% 상승, 러시아증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담당하는 23개 신흥국 증시 가운데 6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루블화는 달러 대비 올들어 13% 상승하며 신흥국 통화 중 3위의 상승률을 보였다. 루블화 표시 국채 퍼포먼스도 JP모건체이스가 커버하고 있는 15개국 중 3위였다.

이같은 러시아 시장의 회복 뒤에는 중앙은행 총재인 엘비라 나비울리나의 수완이 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14년 11월에 예상 외에 루브르-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변동 환율제로 이행하는 한편, 자본유출을 막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목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이같은 정책은 단기적으로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혀, 루블화 가치 급락과 소비자 및 기업의 구매력을 저하시켜 심각한 리셋션(경기 침체)을 초래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1998년 디폴트(채무 불이행)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던 러시아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 회복에 도움을 주었다는 평가다.

와사치 이머징 마켓 스몰캡 펀드(WAEMX)의 안드레이 쿠투조프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실시한 올바른 정책이 루블화와 거시경제 정책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회사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세계 투자자들은 올해 러시아 주식과 국채에 13억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또한 6월 1일 시점, 외국인의 러시아 국채 보유 비율은 24.5%로 높아졌는데, 이는 2012년 말 이후 가장 높았다.

WAEMX는 2014년 말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가 최근 다시 뛰어들어 유통 체인인 렌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한 것도 러시아 자산이 갑자기 회복된 요인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가치가 올라 신흥국 통화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많은 신흥국에게는 달러 채무 상환 비용이 늘어난다.

그러나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의욕을 높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러시아 붐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신흥국 시장의 상승이 실물 경제와 정치적 움직임에 비추어,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고 있으며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노동 시장의 개방과 정부 관련 기업의 재검토 등 구조 조정을 완전히 실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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