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레지오넬라 환자 발생…균 검출된 모텔 사상 첫 시설폐쇄

인천시의 한 모텔에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하고, 레지오넬라균이 허용범위 이상 검출돼 보건당국이 투숙객 입실 중지 조치를 내렸다. 레지오넬라로 영업시설 전체가 폐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KCDC)는 지난달 25일 인천시의 한 모텔에서 장기 투숙 중이던 A(47)씨가 레지오넬라증 환자로 신고됐으며, 해당 모텔 곳곳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돼 폐쇄조치를 취했다고 28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씨는 투숙 후 몸살과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폐렴 증상을 보여 인천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 지난 8일 퇴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해당 모텔을 환경 검사한 결과 물 저장 탱크와 수도꼭지, 샤워기, 객실 냉ㆍ온수 등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숙박시설 곳곳에 레지오넬라균이 퍼진 것은 드문 사례”라며 “오염이 광범위하게 진행된 만큼 추가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폐쇄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광역시도 레지오넬라균이 허용범위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해당 모텔의 투숙객 입실을 중지하고, 급수시스템 점검과 소독을 하도록 했다.

레지오넬라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균으로 치사율이 5~30%에 달한다. 주요 증상은 갑작스런 고열과 마른기침, 두통과 근육통, 복통과 설사 등이다. 보통 냉방기 냉각수나 목욕탕 등의 오염된 물에서 생긴 균이 에어컨이나 샤워기 등을 통해 감염된다.

이번 조치는 레지오넬라 첫 환자 발생 이후 한 달 만으로 모텔 환경 조사에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또 모텔 투숙객 중 레지오넬라균 의심증상이 확인된 사람이 1명 있어 보건당국은 조만간 감염 여부 진단을 할 예정이다.

레지오넬라는 가정용 배관시설이나 식료품점 분무기, 온천 등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도 감염되지만 아직 사람 간에 전파된 사례는 없다.

또한 레지오넬라 환자는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가 많은 병원, 요양시설, 역, 터미널 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한편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매년 수십 명씩 발견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환자 발생이 급증했다. 25일까지 레지오넬라증 환자수는 75명으로 작년 전체 환자수인 45명을 훌쩍 넘었으며, 2011년 28명, 2012년 25명, 2013년 21명, 2014년 30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