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값 오르는 달러, 지금 사도 될까요?

입력 2016-08-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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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미지투데이)

이번엔 진짜 올리려나 봅니다. 미국 기준금리 말입니다.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되고 있다”며 시장에 긴축 메시지를 보냈죠. 심지어 연준의 ‘2인자’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내 두 차례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해 9월 금리 인상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매(통화 긴축 선호)로 변한 두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말에 잭슨홀에 모인 참석자들은 술렁였습니다. 연내 인상은 각오(?)했지만, 한편으론 ‘설마 올릴까?’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11월 대선을 앞두고 옐런 의장이 무리수를 던지진 않을 거라고 믿은 거죠.

투자자들도 적잖이 놀란 모습입니다. 오늘(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125원까지 치솟았는데요. 전 거래일보다 11원 넘게 올랐습니다. 그 여파(원화 약세 우려)에 코스피는 0.25% 뒤로 밀렸고요.

“지금 달러를 사야 하나?”

기사를 보며 이런 생각하는 분들 많을 텐데요.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요즘 솔깃한 투자처이긴 합니다. 하지만 급하게 먹은 밥은 체하기 마련이죠. 한때 ‘양치기 소녀’로 불렸던 옐런 의장의 말을 좀 더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달러 투자, 뭣이 중한지 전문가들 의견을 좀 들어볼까요?

(출처= 블룸버그ㆍ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미국이 진짜 9월에 금리를 올릴까요?
△변지영 HMC투자증권 연구원: 어려워 보입니다.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완화 카드를 만지작대고 있거든요. 저유가에 따른 기저 효과를 확인하는 것도 10월쯤에나 가능하고요. 시간적 여유가 없죠. 미국 기준금리를 올리면 리보금리(런던에서 은행 간 거래 시 적용되는 금리)가 단기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9월 금리 인상은 어렵습니다. 12월에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달러 값이 계속 오를까요?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러 강세가 계속되긴 힘듭니다. 달러화가 강세로 가려면 미국이 유동성을 죄고, 유럽과 일본이 돈을 강하게 풀어야 하는데요. 유럽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역풍에 시달리고 있죠. 글로벌 환율 시장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 해도 달러 강세는 예전만 못할 겁니다. 게다가 미국에선 “누가 대통령이 돼도, 재정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공감대가 퍼지고 있는데요.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국 정부의 씀씀이가 커졌던 시기에는 달러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우리는 왜 갑자기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논의하는 거죠?
△한대훈 SK증권 연구원: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714억 달러(약 417조8250억 원)를 기록 중인데요. 안정적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화가 빠져나가면서 환율 시장이 출렁일 수 있습니다. 한ㆍ일 양국이 1년 반 만에 통화스와프 논의를 재개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코스피는 괜찮을까요?
△마주옥 한화증권 연구원: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다 알고 있는 이슈입니다. 옐런 의장의 잭슨홀 발언도 어느 정도 예상됐고요.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는 이 같은 우려를 선반영한 겁니다. 코스피는 금리 인상 수혜주인 은행과 보험업종을 중심으로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겁니다.

(출처= 블룸버그ㆍ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중장기적 관점에서 달러 말고 투자할만한 통화는 어떤 게 있을까요?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대선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재정확대를 통해 안정적 경기 회복을 이루고 있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관심이 쏠릴 겁니다. 그중에서도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유망한데요. 이 두 나라는 실질실효환율이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거든요. 참고로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돈보다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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