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이야기] 두차례 화폐개혁 겪은 ‘원’… 中 ‘위안’ 세계 3대 통화 부상, 日 ‘엔’은 퇴조 기미

입력 2016-09-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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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우리나라의 현재 통화단위는 ‘원’이다. 그동안 두 차례의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첫 번째는 1953년 2월 14일 긴급통화조치를 통해 이뤄졌다. 1945년부터 1952년까지 전쟁에 따른 생산위축과 거액의 군비지출로 물가가 400배 이상 폭등하는 상황이 빚어지자,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수습하고 경제활동을 안정시키고자 화폐 단위를 기존의 ‘원’에서 ‘환’으로 바꾸면서 화폐가치를 100대 1로 절하했다.

두 번째 개혁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공표에 맞춰 이뤄졌다. 당시 화폐단위를 기존의 ‘환’ 에서 ‘원’으로 다시 되돌리면서 화폐가치는 10분의 1로 낮췄다. 이처럼 두 차례의 액면 조정을 거쳐 최초의 한국은행권 1000원은 1원이 됐다.

우리나라에 1만 원권이 처음으로 발행된 것은 1973년이다. 그 당시에 비해 지금의 국민소득은 약 90배 이상 크게 확대되고, 소비자물가 수준도 10배 이상 올랐다.

이로 인해 10만 원권과 같은 새로운 고액권 화폐의 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다. 고액권 발행 찬성론자는 고액권이 발행되면 일반 국민의 현금 휴대 및 거래상의 편의를 높이고, 금융기관의 정액 자기앞수표(주로 10만 원권) 제조·관리에 따르는 비용 절감과 아울러 신분확인 등 수표 거래의 불편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반대론자들은 고액권 발행은 일반국민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또 현금화폐는 여타 결제수단과 달리 거래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음성적 거래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지하경제 폐해를 확대시킬 우려가 있으며 또 소득계층 간의 위화감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009년 6월부터 5만 원권이 발행돼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그 중간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공식 화폐는 인민폐(人民幣)이며, 기본단위는 원(위안, 元)이다. 보조단위로 각(지마오, 角)과 분(펀, 分)이 사용되고 있다. 1원은 10각, 1각은 10분에 각각 해당한다.

인민폐인 위안화는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완전히 거지 화폐 취급을 받았다. 통화가치가 낮은 데다 중국인들이 돈을 험하게 썼으니 사실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15년 전만 해도 해외에서 위안화를 받는 곳은 동남아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프리카에서도 통용될 정도로 인기 화폐가 됐다. 더구나 위안화의 위상은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유로와 파운드까지 제치고 달러와 세계 기축통화 자리를 놓고 다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의 경제규모와 향후 예상되는 위상을 감안하면 결코 과장된 전망이 아니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킷에 위안화를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위안화는 미국 달러화, 유럽연합(EU)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에 이어 SDR 바스킷에 편입되는 5번째 통화가 됐다. 이는 위안화가 외환보유 자산으로 인정되는 국제 준비통화로서의 지위를 공식으로 확보하고, 무역결제나 금융거래에서 자유롭게 사용된다는 뜻이다.

SDR 바스킷 편입 비율도 10.92%로 엔화(8.33%)와 파운드화(8.09%)를 제치고, 미국 달러(41.73%), 유로화(30.93%)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이로써 위안화는 세계 3대 통화로 급부상하게 됐다.

일본 엔화는 한때 달러화를 능가하는 위세를 보이다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점차 퇴조하기 시작했다.

동전은 1, 5, 10, 50, 100, 500엔권 등 6종류의 동전이 있고, 지폐는 1000, 2000, 5000, 10000엔권 4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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