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따로 주가 따로 ‘배급사株의 굴욕’

입력 2016-09-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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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 ‘터널’ 흥행에도 52주 신저가…NEW, 1000만 ‘부산행’ 주가는 ‘천만에’

메이저 영화 배급사인 쇼박스와 NEW가 올 여름 극장가에서 영화 ‘터널’과 ‘부산행’의 흥행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쇼박스와 NEW의 주가는 곤두박질 치고 있어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8일 쇼박스 주가는 장중 한때 638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NEW 역시 9월 들어 1만 원 초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최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쇼박스는 지난달 10일 개봉한 영화 ‘터널’이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터널’은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누적관객수 7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에 극장가에서는 1000만 돌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터널’은 손익분기점인 320만 관객을 개봉 1주일 만에 가뿐히 돌파한 가운데 현재까지 약 6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흥행에 성공했던 ‘암살’, ‘내부자들’ 등의 영화 부가판권이 지속적으로 집계되면서 올 상반기 꾸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EW가 배급을 맡은 ‘부산행’ 역시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했다. 지난 7월 20일 개봉한 ‘부산행’은 약 1154만 명을 동원하면서 올해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고 있다. 매출액은 900억 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특히 ‘부산행’은 해외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대만에서 개봉한 지 이틀 만에 3000만 대만 달러(약 10억5000만 원)의 수익을 올려 ‘엽기적인 그녀’(2200만 대만달러)와 ‘장화, 홍련’(2500만 대만 달러)이 세웠던 기록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정작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연일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신저가를 써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쇼박스에 대해 “작년 하반기부터 중기 횡보 중인 주가는 현시점에서 밴드 하단부 근방인 것은 맞지만 중국 프로젝트 성과 가시화 전까지는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분기는 터널이 초기 흥행을 달리고 있어 실적은 전분기 대비 개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지만 올해 관객수(메인투자작품 기준)는 1780만 명으로 전년의 3534만 명을 넘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관련 프로젝트인 뷰티풀 액시던트도 3분기 개봉이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NEW는 상반기 개별 기준 영업적자 53억 원, 연결 기준으로는 15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오빠생각’, ‘널 기다리며’, 2분기 ‘위대한 소원’, ‘특별수사’ 등 주요 메인 투자 배급작들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이에 ‘부산행’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수급 상황이 꼬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대규모 유증설까지 돌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NEW의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이 사항이 없었던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국내 콘텐츠 관련주들의 주가는 드라마·영화 기대작들이 실제 방영 또는 상영되면서 대중에 공개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급락한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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