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복합쇼핑몰에 페이퍼컴퍼니 동원… 정용진 국감증인 소환”

입력 2016-09-27 10:33수정 2016-09-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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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복합쇼핑몰 사업을 추진 중인 신세계가 외국인투자기업 특혜를 받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진상을 확인하고, 해당 내용에 대해 상임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세계 복합쇼핑몰 사업과 관련, “부천 영상문화단지 입찰 요건인 ‘외투기업’에 맞추려 컨소시엄에 정체불명의 싱가포르 외투자를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신세계가 외투기업을 끌어들인 건 부천시가 부천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사업시행자 공모를 공시하면서 자격조건을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투자기업으로 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신세계는 외투기업 컨소시엄을 구성, 신세계 프라퍼티 50%, 신세계 10%,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GIC 40%로 입찰,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천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사업상 신세계 컨소시엄 사업개요

우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신세계가 최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작년 10월 6일 이후 무려 9개월이 지나서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6월 30일 사업체결 이후 3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외투기업을 설립해야 함에도 현재까지 설립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또한 “부천시가 작성한 ‘부천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사업’ 문건을 확인한 결과, 실제 외국인투자자는 GIC가 아닌 RJ(Reco Juniper Privated Limited)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RJ는 투자 계획을 산업부에 신고하지도 않았고, 산업부도 이 회사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산자부 자료에 따르면, RJ는 현재까지 국내의 어느 컨소시엄에도 투자한 기록이 없다”면서 “RJ의 모회사 계열로 확인된 GIC 리얼티 프라이빗 리미티드(Realty Private Limited)마저도 신세계 컨소시엄과 관련된 투자기록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세계 측은 ‘매각 계약 단계 전까지만 구성된다면 위법은 아니다’는 입장이나, 투자 내역이나 정체가 불분명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외국인투자기업’의 형식만 갖춘 채 국ㆍ공유지 매각 시 수의계약이 가능한 특혜를 누리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RJ는 현재 싱가포르 캐피털타워에 위치한 회사로 알려져 있고, 회사 설립 연도는 부천시가 사업시행자 공모를 한 지난해 6월 5일보다 두 달 전인 같은 해 4월 20일이었다”며 “해당 외국인투자자가 부천 복합쇼핑몰 부지 매각 사업을 위해 신세계 측과 협의하에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출자료 2016.09.25

결국 신세계가 외촉법상 특혜를 얻기 위해 국내에 외국인투자 신고도 하지 않은 ‘유령’ 외투기업을 끼고, 연매출 1조4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신세계 복합쇼핑몰 사업을 따낸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 의원은 신세계가 부천 복합쇼핑몰 사업 외에 동대구 역사에 입점해 현재 시공 중인 복합쇼핑몰인 ‘신세계 동대구 복합환승센터’에도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초 사업자선정 당시 외국인 투자기업인 ‘Reco SSG Private Limited’가 34%의 지분을 포함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면서 “RECO SSG라는 회사 역시 싱가포르에 위치하며, 앞선 부천 복합쇼핑몰 컨소시엄 참여회사인 RJ와 같은 건물인 ‘캐피털타워(Capital Tower)’에 주소를 두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신세계와 RECO라는 싱가포르 외국인투자자의 관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며 “송도 복합쇼핑몰 사업에서 ㈜인천신세계 컨소시엄이 부지를 매입했고, 이 컨소시엄의 자본구조 역시 신세계가 90%, Reco Songdo(레코 송도)가 10%를 갖춰 외국인투자 촉진법상 외국인투자기업 요건을 만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이 Reco Songdo의 본래 이름은 Reco songdo PL로, 앞서 신세계와 합자하여 부천과 동대구에 투자한 컨소시엄에 참여한 두 Reco 계열 회사의 이름과 유사하다”며 모두 같은 회사의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심지어 이 Reco Songdo는 앞선 동대구 신세계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Reco SSG의 주소지와 완전히 일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Reco 계열 회사는 세금 먹튀 등 금융범죄와도 연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결국 신세계그룹이 싱가포르에 위치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 외촉법상 특혜를 받아가며 부천, 송도, 동대구에 대규모 복합쇼핑몰 사업을 따냈다는 의혹이 강하게 드는 이유”라고 피력했다.

그는 “산업부는 외투기업으로 신고조차 않은 ‘페이퍼컴퍼니’로 보이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문제가 있는 것이 밝혀질 시 해당 사업들을 측각 취소해야 한다”면서 “산업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도 요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 의원은 이와 함께 다음 달 14일 열리는 산업위 확정감사 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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