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1300원대 휘발윳값, 이제 끝인가요?

입력 2016-09-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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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축 합의…하루 최대 75만 배럴 생산량 줄일 듯

오늘(29일) 이투데이 1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전 세계 원유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어젯밤 생산량 감축을 결정했습니다. 3320만 배럴(지난달 기준)에 달하는 일일 원유 생산량을 3200만~3300만 배럴로 줄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 하네요. 외신들은 일일 감축량이 최대 75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결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기던 투자자들은 OPEC의 결단에 크게 환호했습니다. 배럴당 40달러 초 중반에서 움직이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값은 5% 넘게 뛰며 5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고요. ‘저유가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던 글로벌 증시도 오랜만에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기름값 오르는 건가?”

이런 생각 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호주머니서 돈 빠져나가게 생겼는데 ‘오일 카르텔의 균열’, ‘사우디 리더십 회의론’ 등이 눈에 들어올 리 없죠. 내리는 건 2G, 올리는 건 LTE인 정유사들이 내일 당장 새 가격표를 걸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2년간 이어진 국제유가 할인판매는 이제 끝난 걸까요?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출처= OPEC ㆍ삼성증권 리서치센터)

◇ 심해진 삼성증권 연구원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 52달러로 상향조정”
=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제유가는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OPEC은 유가부양 의지를 내비쳤는데요. 감축을 위해 국가별 생산량 할당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유가상승 압박은 더 커질 겁니다.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올해 말 WTI 전망치를 배럴당 52달러로 상향 조정합니다. 하지만 60달러를 넘어서긴 힘들어 보입니다. OPEC이 ‘유가 상승→셰일가스 수요 증가→미국 업체 이익 증대’를 두고 보진 않을 테니까요.

◇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 “미 셰일오일 덕(?)에 무작정 오르기 힘들어”
= OPEC은 2014년부터 생산량을 늘리며 치킨게임을 해왔습니다. 공급을 조절해 가격을 결정하는 것, 그게 OPEC의 방식이었죠. 하지만 새로운 시장참여자인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원유를 공급했습니다. 가격이 내리면 생산량을 줄였고, 값이 뛰면 더 많이 뽑아냈죠. 가격에 따라 공급을 조절한 겁니다. OPEC이 감축으로 유가를 올리고자 한다면 투자자들은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제유가 생각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 “100만 배럴 이상 줄여야 국제유가 본격 상승”
= 지난달 기준 전 세계적으로 초과 공급되고 있는 일일 원유 생산량은 100만 배럴로 추정됩니다. 하루 25만~75만 배럴 감축으로는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어렵죠. 더욱이 비자발적으로 생산량을 줄인 나이지리아와 리비아, 베네수엘라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인데요. OPEC이 합의한 감축량이 지금보다 적으면 이 이들 나라가 생산량을 되레 늘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생산량 감축 범위를 유동적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종합하자면, 하루 100만 배럴 이상 감축하지 않는다면 저유가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출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OPEC 감축 결정, 번복될 수도”
= 다음 OPEC 회의는 11월에 예정돼 있는데요. 올해 초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이 감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테러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도 비슷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고요. OPEC 회원국 간 생산량 할당 논의에서 이들의 예외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감축 결정은 현실화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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