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최신원 “반드시 특허 재획득”… 친척 간 자존심 경쟁도 주목
오늘 마감하는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특허전이 5파전으로 압축됐다. 5곳 가운데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을 제외하고 포화상태인 강북을 피해 모두 강남권을 후보지로 선정하며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4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기업 몫의 티켓 3장을 거머쥐기 위해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ㆍ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신세계면세점 등 5곳이 뛰어들었다.
지난해 기존 면세점 사업권 재승인에 탈락하며 쓴잔을 마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이번 입찰을 대하는 각오가 절박하다. 신 회장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인해 소환 조사를 앞둔 최악의 시점에도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특허 획득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롯데는 글로벌 1위 면세점 도약을 위한 부활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강남권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강남관광벨트 조성’ 계획 등을 내세울 예정이다. 롯데 측은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면세점은 경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롯데가 가지고 있는 관광객 유치 능력, 면세점 인프라 등을 강조해 반드시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커힐면세점 특허 재획득에 나선 SK네트웍스는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라는 차별화에 나선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최근 워커힐 투자계획을 논의하는 이사회 자리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한류 관광 쇼핑 모델을 만들어 반드시 특허를 획득하겠다”고 말했다.
재벌들의 자존심 전쟁도 3차 면세점 대전의 관전 포인트다. 5촌 관계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이종사촌 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고배를 마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번에는 반드시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HDC신라면세점의 후보지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와의 거리가 불과 500m에 불과해 정몽규 회장과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 사장도 반포 센트럴시티를 후보지로 내세워 근접거리에서 경쟁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