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AI’ 첫 손가락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공학’, ‘3D프린팅’, ‘나노기술’. 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6차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글로벌 리더들이 지목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다.
특히, AI는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이미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천하의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내리 3번의 대국을 내주는 결과를 보여주자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이 아닌 공포를 느꼈다. 인지, 학습, 추론, 직관 등 고차원적인 사고력과 정보처리능력이 더 이상 인간의 영역만이 아니라는 것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AI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일찍부터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는 AI 관련 매출액이 지난해 76억6880만 달러(약 8조4717억 원)에서 연평균 19.8%씩 성장, 오는 2018년에는 130억930만 달러(약 14조371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이제서야 AI의 걸음마를 시작했지만, 해외는 이미 개화되는 단계인 것이다.
AI과 함께 연결돼 있는 기술은 ‘머신러닝(기계학습)’이다.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는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하위개념이다. 딥러닝은 기계가 사전지식을 입력해 스스로 특성을 분류하는 기술로, 머신러닝의 한 방법론이다. 머신러닝은 우선 입력 데이터의 양이 많을수록 질이 올라가는 만큼, 빅데이터와 융합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파급력을 지닐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IoT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다. IoT는 주변의 모든 사물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기술로, 최근 1~2년 전부터 다양한 생활가전제품들에 적용되고 있다. 지리적ㆍ기술적인 경계를 넘어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현실과 온라인상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에 녹아들 수 있다. IoT의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면 모든 산업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로봇공학 역시 AI와 연계되는 기술이다. 로봇공학은 향후 인간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AI와 로봇공학의 접점은 최근 미국과 일본 등에서 활발하게 추진 중인 소셜로봇에서 찾을 수 있다. 소셜로봇은 머신러닝 기술로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이 가능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의 등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물리학적 기술로 로봇공학과 3D프린팅, 디지털 기술로 IoT와 빅데이터, 생물학적 기술로 유전공학이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제조’로 아우를 수 있는 3D프린팅 기술은 언제든 유형의 물제를 생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제조업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 특히, 3D프린팅과 유전공학이 결합해 생체조직프린팅이 발명되고, 물리학적ㆍ디지털ㆍ생물학적 기술이 사이버물리시스템으로 연결되면 더 큰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