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판매 통계를 보면 아직까지는 법인 구매자가 개인 구매자보다 2배 정도 많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이들이나 자영업자에게는 법인 리스 구매가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혜택이 필요 없는 개인 구매자들은 눈치 안 보고 수입차를 당당하게 구매하고 있다. 그 고객들을 연령별로 분석해볼 때 30대의 비중이 가장 크며, 그들에게 인기 있는 차가 바로 3천~4천만원대 가격의 모델들이다.
지난 8월 수입차 판매 실적으로 살펴보자. 단일 차종 판매 순위 10위 안에 오른 모델 중 6대가 5천만원이 안 되는 가격표를 달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CR-V는 3천만원 초반의 가격으로 올해 8월까지 혼다가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는 든든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싸움은 4천만원대 시장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렉서스 IS250(4천500~4천650만원)과 인피니티 G35(4천750~4천980만원), BMW 320i(4500만원)의 삼파전이다. 이들 세 차종의 8월까지 누계 실적을 보면, 인피니티 G35가 1250대, BMW 320i가 1166대, 렉서스 IS250이 1004대의 순이다.
이 가운데 G35의 가격이 가장 비싸지만 출력도 가장 높은 315마력을 자랑한다. 320i가 2000cc 엔진에 150마력, IS250이 2500cc 엔진에 207마력의 출력을 내는 데 비해 월등히 앞서는 성능이다. G35의 선전은 높은 배기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덕분에 윗급 차량 구매자들을 끌어들인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판매 결과에서 보듯이 대수 차이가 크지 않아 연말까지 승부를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IS250의 경우, 2005년 가을 데뷔한 후 막판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BMW에 뒤졌던 판매실적을 끌어올려 렉서스의 1위 수성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바 있다.
이들 차종은 각기 내세울 만한 장점이 뚜렷하다. G35는 막강한 출력을 바탕으로 한 폭발적인 가속력이 최대 장점. IS250은 뛰어난 연비와 스포티한 주행성능의 조화, 320i는 4000만원대에 소유할 수 있는 BMW라는 점에서 흡인력이 있다.
그러나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도 있는 법. G35는 세 차종 중 연비가 가장 나쁘고 3500cc의 배기량으로 세금 부담이 가장 크다는 게 약점이다. IS250은 연비가 좋지만 드라이빙 성능은 세 차종 중 가장 심심하다는 평. 320i는 BMW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150마력의 낮은(?) 출력으로 주행성능이 2%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세 차종은 각기 장단점이 뚜렷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취향의 차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