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리더십이 세계 최고 수준 경영기업 적용”…분사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혀져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분사와 특별 배당을 요구한 엘리엇의 자회사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이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삼성은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월드 클래스의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며 신뢰를 표시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가 보도했다.
양사는 성명에서 “갤럭시노트7을 둘러싼 최근 이슈들은 불행한 일이지만 삼성이 월드 클래스 브랜드와 함께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기업이란 점은 우리의 견해를 약화시키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리더십(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영기법을 적용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초기 대응 방안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엘리엇의 삼성 투자를 전담하는 자회사들이다. 이들의 성명은 삼성이 배터리 발화 사고로 갤럭시노트7을 사실상 단종시키고 리콜과 시장점유율 후퇴 등으로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대폭 축소시킨 가운데 나왔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엘리엇이 삼성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종전처럼 지배구조 개편을 계속 요구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5일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에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해야 한다고 분사를 촉구했다. 이는 삼성을 상대로 분사를 관철해 높은 투자수익을 거두려는 의도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전략이다. 엘리엇은 또 270억 달러(약 30조 원)에 달하는 특별 배당금 지급과 잉여현금흐름의 75% 이상 주주환원, 사외이사 추가 등도 요구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 지분 0.6%를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은 또 분사 이후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미국 나스닥거래소 상장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은 뉴욕증시에서 애플과 정면 대결하게 되며 알리바바의 지난 2014년 증시 상장 이후 아시아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도 달성할 것이라고 포브스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