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10시 울산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경주 IC 방향 1㎞ 지점을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불이 나 10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버스엔 단체 해외여행을 다녀온 울산의 한 석유화학업체 퇴직자 부부 18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사고로 운전기사, 여행 가이드와 승객 등 탑승자 20명 가운데 10명이 빠져나오지 못 해 숨지고, 나머지 10명은 창문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다. 버스를 탈출한 사람 중 7명은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 태화관광 소속인 이 버스는 운전기사 A씨, 여행 가이드 B씨와 승객 180명을 태우고 대구공항에서 출발해 울산으로 가던 길에 사고가 났다. 승객은 모두 중국으로 여행갔다가 돌아온 한화케미칼 퇴직자 부부로, 희생자는 모두 50대 중반부터 70대 초반이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 조수석 쪽 타이어가 갑자기 파열되면서 차체가 오른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콘크리트 분리대를 들이받으며, 200여m를 질주한 탓에 마찰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올해 2월 출고된 새차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현재 경찰은 교통사고특례법 위반으로 운전기사 A씨를 긴급체포한 상황이다.
주변에서 차량 운행 중이던 목격자는 "관광버스에서 승객 몇 명이 울면서 빠져나온 후 '펑', '펑'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버스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소방대원들은 화재발생 50여분 만인 오후 11시 1분께 버스에 난 불을 진압했다. 사고 버스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앙상한 철구조물 뼈대만 남긴채 새까맣게 불에 타 좌석이 어디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고 알려졌다.
사고 소식을 들은 유족들은 시신이 안치된 서울산보람병원과 좋은삼정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는 바람에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DNA로 시신을 확인하는데는 최소 1주일이 걸릴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