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IT 기업 소프트뱅크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공동으로 최대 1000억 달러(약 113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와 펀드를 조성, 앞으로 5년 동안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라는 이름으로 최소 250억 달러를 기술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펀드 규모는 총 1000억 달러가 될 것이며, 여기에 사우디 국부펀드는 450억 달러를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트프뱅크는 최근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을 약 243억 달러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인수 금액으로는 일본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당시 언론들은 소프트뱅크가 IoT(사물인터넷) 분야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휴대전화 기반의 통신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신기술 분야로 투자를 넓혀가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시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의 출시를 계기로 우리는 세계적인 기술 분야의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며 “10년 뒤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기술 분야에서 가장 큰 투자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우디는 석유 산업에 의존하는 현 경제 모델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이번 소프트뱅크와의 합작투자에 참여했다. 사우디는 모하메드 빈 살만 제2 왕위 계승자가 지난 4월 경제 구조 개혁안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저유가의 타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사우디의 국부펀드 조성을 맡은 관계자는 “이번 펀드가 ‘사우디 비전 2030’을 실행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펀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