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협력사 금문산업, 사내하도급업체에 갑질 결국 ‘도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의 협력사인 금문산업이 하도급업체를 상대로 갑의 횡포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하도급업체는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도산하고 말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 협력사인 금문산업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를 적발하고 9144만5000 원의 지급명령 등 시정명령과 함께 9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금문산업은 자동차 부품업체로서, 라디에이터 그릴, 엠블럼 등 자동차 의장부품을 생산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에 납품하고 있는 1차 협력사이다.

금문산업은 A사와 자동차 의장부품을 제조위탁하면서 서면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고 정당한 사유 없이 하도급대금 7944만1000원을 감액했다. 또 하도급대금 682만7000원과 어음할인료 517만7000원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구체적인 위법사항으로는 금문산업이 2009년 1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사내하도급업체인 A사와 거래하면서 하도급대금과 지급방법, 위탁받은 목적물 등의 법정기재사항을 포함한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

또 금문산업은 2011년 9월부터 11월까지 A사의 책임으로 돌릴 만한 사유가 없음에도 발주처의 클레임에 따른 손실비용 명목으로 하도급대금 7944만1000원을 감액했다.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도 적발됐다.

금문산업은 A사에 제조위탁한 자동차 의장부품 4만여개를 2011년 11월 24일 정상적으로 수령하고도,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이 지난 현재까지 하도급대금 682만7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하도급업체로부터 제품을 수령한 후 하도급대금 4억400만 원을 어음으로 교부했지만, 어음만기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어음할인료 517만7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문산업이 사내하도급업체였던 A사를 상대로 여러 건의 불공정하도급 행위를 한 사건”이라며 “A사는 결국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2012년 초에 도산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조치로 유사 사례 재발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금문산업 측은 일정 부분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금문산업 관계자는 “A사와 직접 거래를 한 것은 아니고 중간에 원청업체를 두고 사업관계를 맺은 것” 이라며 “A사와 거래 종료도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일방적인 계약관계 해지는 아니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