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설비ㆍ연구분야에 40조 원 투자 7만명 일자리 창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장 직속의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고 2017년 이후 5년 동안 40조 원 투자와 7만명 고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해 사과하고 도덕성을 중시하고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신 회장과 23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사과의 뜻으로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신 회장이 국민 앞에 나서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한 것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사과하고 그룹 개혁을 약속한 지난해 8월 11일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검찰 조사로 추락한 그룹 신뢰도를 의식한 듯 신 회장은 혁신안의 첫 번째 과제로 도덕성 회복과 기업 투명성 제고를 꼽았다.
그는 “제 직속으로 법률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준법경영 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를 신설해 변화된 사업 환경과 사회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준법경영위원회를 통해 롯데그룹의 준법제도를 수립하고 각계열사의 비준법적 요소가 있는지를 조사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룹 경영 철학과 전략의 방향에 대한 수정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원을 달성하고 아시아 톱(Top) 10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아래 외형 확대에 치중해 왔으나, 이제 이러한 목표를 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외형 성장에만 집중한 결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는 반성이다. 그는 “성장전략을 양적 성장 방식에서 사회와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데 주력하겠다”며 “또 그 연장선에서 사회공헌과 동반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신 회장은 “외형성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롯데그룹은 조직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외부적으로는 협력업체 비롯한 이해 관계자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법규와 정부 정책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그룹을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순환 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고 복잡한 구조를 정리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맥락에서 호텔롯데의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추진 일정은 조만간 보도자료를 통해 밝힐 것이며 다른 계열사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그룹 정책본부의 전면 쇄신 의지도 밝혔다.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 중심으로 조직을 축소 재편하고, 계열사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실행하는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 경영인이 그룹과 계열사를 책임지고 미래를 이끌어가도록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정책본부 대대적인 쇄신을 위해 자체적인 조직 진단으로는 곤란하다는 판단 하에 외부조직의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인원조정이나 조직변경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렵지만 매년 7조 원 정도로 투자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설비와 연구분야에 투자가 집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5년간 40조 원을 투자해 7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며 “또 3년 동안 1만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끝으로 경영권 분쟁이 더 이상의 혼란 없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외부전문가와 경영진, 임직원과 협의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경영쇄신을 반드시 이뤄 롯데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