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부터 연재됐던 만화 ‘드래곤볼’을 기억하는가.
손오공과 함께 어떤 소원이든 이뤄주는 신비의 구슬 ‘드래곤볼’을 찾아 나서는 천재 소녀 부루마에게는 상상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전파를 잡아내는 드래곤 레이더와 무인 정찰 비행체, 화상통화가 가능한 간이전화(스마트폰)…. 당시에는 그저 ‘상상’에 불과했다.
주인공이 필요한 것들을 작은 캡슐로 보관할 수 있는 호이포이 캡슐과 타임머신, 사람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축소밴드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지만, 2016년 10월 현재 32년 전 만화 ‘드래곤볼’에 그려진 상상 일부는 현실이 됐다.
이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그것을 현실로 바꾸려는 의지를 모아 미래를 만들어 왔다.
나는 금융인이다. 이미 오래 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내다본 것처럼 ‘은행 없는 은행(bank without bank)’은 우리 눈앞에 왔다. ‘은행은 사라져도 은행 서비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 단순한 문구는 여전히 유효하고, 나와 내 동료들은 더 편리한 은행 서비스를 찾아내려고 고민한다. 그게 내 일이다.
언젠가 한 언론사에서 20대를 대상으로 ‘1년간 은행에 방문한 일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설문 참여자 90%가 ‘1년에 한두 번도 안 된다’고 답했다. 우리가 매일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나 노트북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은행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은행 지점에 가지 않더라도 계좌를 만들고 돈을 부칠 수 있다. 과거 은행에서 하는 모든 업무를 고객 스스로,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
거대자본력은 생활방식을 바꿔버리는 시스템과 서비스로 무장하기 위해 경쟁한다. 여기에 디지털 채널의 변화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그러니 이 시대 금융인들은 정말이지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 머지않은 미래에 은행은 없어질지 모른다. 그만큼 절박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언젠가 은행도 기능을 오픈하고 플랫폼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어찌 됐던 우리만의 새로움을 이 시대에서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명품 전문 글로벌 온라인장터인 파페치(FARFETCH)가 대표적 사례다. 기존 명품 매장과는 달리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플랫폼에 참여한 부티크(boutique·점포)들이 재고 창고 역할을 한다. 대신 파페치는 부티크들의 제품 촬영 비용을 지불하고 사진 품질을 관리해 주면서 소비자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한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고른 뒤 부티크를 방문해 물품을 받아 가는 ‘클릭 앤드 콜렉트(click & collect)’ 방식이다. 결국 파페치는 명품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 방식을 도입해 창업 7년 만에 기업 가치 1조 원의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 JB금융그룹도 국내외 시장을 이끌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서비스를 찾아낼 것이다. 또 우리가 찾아낸 명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우리의 플랫폼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다.
올해 2회째를 맞은 ‘비상(飛上), 글로벌 해커톤 대회’는 당신의 상상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상상 놀이터’다. 해커(haeker)와 마라톤(marathon)이 결합한 해커톤이라는 이름처럼 이 대회는 단순히 일회성 행사가 아닌 우리가 직접 미래를 만들어 가는 마당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의 기능과 서비스를 연결하고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길 바란다. 그들이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좋다. 우리는 그들의 상상력이 무너지지 않도록 응원할 것이다.
지금 당장 JB금융그룹의 ‘제2회 비상(飛上) 해커톤 대회’에 도전하라. 당신의 무한한 상상력과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우리 의지가 더해지길 바란다.
당신의 상상력이 모두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