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성과주의 도입 필요”…금감원장·은행협회장 ‘한목소리’

입력 2016-10-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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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글로벌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세미나’ 개최

진웅섭 금융감독원 원장과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27일 업무성과가 보상체계에 적절히 반영되는 공정한 성과연봉제 도입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역설했다.

이날 은행연합회는 국내 은행권에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하고 지난 7월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준비하는 은행권이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된 유럽과 미국계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 현황을 참고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은행의 성과주의 제도 운영현황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 7월 21일 민간 은행과 공동으로 민간 은행의 특성과 해외 사례 등을 반영한 ‘민간 은행 성과연봉제 도입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바 있다.

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행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는 고도성장의 경제 환경에서 만들어진 제도로 임금을 고정비화 하고, 구성원 각자의 성과와 능력과 무관하게 매년 임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직비용 증가로 경기변동에 대한 은행의 대응력을 저하시키고 임금이 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능력개발과 성과달성 의욕을 저하시키며 조직 내 무사안일, 무임승차자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 회장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생산성 및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합리적 성과평가에 따른 보상,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 등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는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산업은 저성장과 저금리 속에서 예대마진의 지속적인 축소와 조선·해운업종 등의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 발생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지난해 자산 수익률은 0.16%, 자본 수익률은 2%대로 각각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은행 내 인력구조의 고령화 및 호봉제로 인해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총이익 대비 임금비중은 2010년 17%에서 지난해에는 27%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또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설립으로 인한 경쟁 심화로 은행산업은 위기와 격변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발표자로 나선 김종현 아주대학교 교수는 “디지털 파괴와 핀테크로 인한 변화에 국내 은행권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은행 내부의 혁신이 필요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의 웰스파고 사태는 성과연봉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성과측정 기준과 독립된 검사 조직 등을 통한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리·감독 미비로 인한 경영 실패에 기인했다고 은행연합회는 설명했다.

진 원장은 축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나은 보상을 받아야 더 열심히 일할 동기가 부여되고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없어지면서 조직 전체에 활기가 돌게 될 것”이라며 “업무성과가 보상체계에 적절히 반영되는 공정한 성과연봉제의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금융권의 이해를 구했다.

그는 이어 “성과연봉제는 기존의 경험과 노하우에 대한 가치가 유지되기 힘든 현재와 같은 은행의 영업환경 변화 속에서는 더욱 도입의 필요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나이나 근무기간을 잣대로 하는 연공서열 문화가 일반적인 기업문화인데 조직의 안정성 유지나 업무경험의 전수 측면에서는 장점도 있지만, 이를 보상체계에까지 획일적으로 적용한다면 개개인의 성과가 무시됨에 따라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할 동기부여가 어렵게 되고 조직의 발전을 정체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무임승차자’ 문제에 있어서도 열심히 일하지 않고 성과만 공유하려는 일부 직원들로 인해 다수의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이런 분위기가 조직 전체로 확산되게 되면 결국 그 조직은 추진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자리에 초빙된 BNP파리바은행 및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성과보상담당 최고임원 등은 성과주의 제도 운영 단계(Goal Setting, Mid-Year Review, Year-End Review, Compensation) 별로 구체적인 운영 현황, 발생할 수 있는 이슈사항 및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BNP파리바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일반 직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직원에 대해 성과연봉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채용하고 직원의 직무능력과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보상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BNP파리바은행의 올리비에 리카이(Olivier Ricaille) 아시아·태평양지역 성과보상담당 최고임원은 “고객 등과의 이익충돌이 발생되지 않고 규정을 위반하지 않으며 허용된 위험을 초과해 업무를 진행하지 않도록 성과보상체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토미 펑(Tommy Fung) 아시아·태평양지역 성과보상담당 최고임원은 “간단명료하고 측정 및 달성이 가능하며 소속 부·점의 성과와 관련이 있고 달성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목표설정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내은행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사항들을 질의하고 BNP파리바은행 및 뱅크오브아메리카 아시아·태평양지역 성과보상담당 최고임원이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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