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맞수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격차가 심상치 않다. 투자 규모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를 두 배 이상 앞섰고, 수익성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각각 4조7000억 원과 2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는 삼성디스플레가 10조9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인 반면, LG디스플레이는 4조5000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두 회사 투자규모 격차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진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에만 5조 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추가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올해 전체 시설투자 규모는 10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연간 OLED 투자 규모로는 최대다. 이는 점점 커지는 OLED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OLED 패널은 삼성전자 ‘엣지’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구부려 디자인에 변화를 줄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 OLED 시장의 95% 이상을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노후 LCD 생산라인을 OLED로 계속 전환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OLED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투자규모를 확대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6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4조 원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또 이 중에서 OLED 관련 투자 비중이 50%라고 밝혔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격차도 커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7조600억 원, 영업이익 1조200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 2700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사업은 2분기 1400억 원의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 대규모 흑자로 이어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3분기 매출 6조7238억 원, 영입이익 3232억 원을 달성하며 전분기(444억 원)보다 이익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이익 격차는 3배 이상 벌어졌다. 두 회사 모두 OLED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에서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TV 등 대형 OLED 중심인데,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주력인 중소형 OLED보다 수익성이 낮다. 또 삼성디스플레이가 집중하고 있는 플랙시블 OLED의 수익성이 기존 제품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도 하나의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공격적인 선행 투자를 통해 후발 업체들과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의도”라며 “LGD는 중소형 OLED 투자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