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레슬링 전설인 헐크 호건의 불륜 영상을 공개했다가 소송에서 패한 미국 인터넷 가십 매체 ‘고커 미디어’가 호건에게 3100만 달러(약 354억원) 배상금에 합의했다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고커미디어가 운영하는 ‘고커닷컴’ 매각대금의 45%에 달하는 금액이다.
고커미디어의 창업자 닌 덴턴은 이날 블로그에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이 지원한 4년간의 긴 소송이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대하소설은 끝났다”고 말했다. 합의안은 파산 법원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고커미디어는 헐크 호건이 친한 친구 부인인 헤더 클렘과 성관계를 가진 영상을 2012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헐크 호건은 사생활 침해로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며 고커미디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3월 이를 인정해 1억4000만 달러를 헐크 호건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배상금을 감당하지 못한 고커미디어는 지난 6월 뉴욕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회사를 경매에 부쳤다. 이후 회사는 1억3500만 달러에 미국 스페인어 방송국 유니비전 커뮤니케이션스로 넘어갔다.
헐크 호건의 소성은 페이팔 공동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이 소송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고커 미디어는 지난 2007년 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폭로했는데 이에 앙심을 품은 틸이 헐크 호건의 소송을 도와 우회적으로 고커를 파산시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FT에 따르면 틸은 헐크 호건의 소송에 1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고커는 헐크 호건과는 별개로 소송을 제기한 프리랜서 작가 애슐리 테릴에도 5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테릴의 소송 역시 틸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