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 회사인 화웨이가 고성능 스마트폰 ‘메이트9’ 출시를 계기로 미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공백이 생긴 미국 대형 스마트폰 시장에 화웨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는 메이트9를 12개국에 판매한 뒤 미국에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화웨이가 자체 플래그십 모델을 미국에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출시는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온라인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출고가는 776달러(약 88만 원)다. 화웨이는 또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포르셰가 디자인한 한정판 메이트9 제품도 공개했다.
메이트9는 삼성, 애플과 같이 고성능 스마트폰을 선보이겠다는 화웨이의 기업의 야심이 담긴 신작이다. 메이트9는 5.9인치 대화면에 빠른 충전과 긴 배터리 수명을 특징으로 한다. 화웨이 측은 20분 충전으로 온 종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최근 들어 고사양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도만 해도 화웨이가 제조하는 휴대전화 중 400달러가 넘는 제품은 3.5%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 그 비율은 13%가 됐다.
애널리스트들은 갤럭시노트7의 단종이 화웨이에는 큰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의 멜리사 차우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매우 드물게 찾아오는 기회”라며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던 삼성이 악재에 처한 지금 같은 상황은 애플이나 화웨이 같은 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을 앞두고 출시를 했다는 것도 적절한 타이밍을 택했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5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생산 업체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IDC에 따르면 3분기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9.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 애플은 각각 20%, 13%를 점유 중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생산 업체가 되기 위해서 미국 진출이 필수인 이유다. 화웨이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12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으로 화웨이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당시 의회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중국 정부가 미국인을 감시하기 위해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쓸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화웨이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화웨이가 제작한 구글의 ‘넥서스6P’가 미국 시장에서 작년에 출시되긴 했지만 중국 기업이 자체 제작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