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우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시간적 측면에서의 활용 목표는 ‘Live(실시간)’이다. 전방공정과 후방공정이 동시에 움직이고, 비즈니스 현장과 정보 수집의 격차가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치 사슬과 소비자의 수요가 ICT 기술을 통해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제품을 이른 시간 내에 입수할 수 있고, 기업은 재고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국의 모터사이클 제조사 할리데이비드슨은 고객이 원하는 모터사이클을 주문 받은 후 6시간 안에 바로 공급할 수 있다.
둘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공간적 측면의 활용 목표는 ‘Cyber Physical System(가상 물리 시스템)’, 즉 가상과 현실의 통합이다. 가상 물리 시스템 속에서 사물들이 서로 소통하고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오늘날 철도나 항공에서도 자동운행장치가 보편화하고 있다. 머지않아 무인자동차운행 시대도 예상하고 있다. 전력 분야에서는 스마트그리드로 생산시대에서 절약시대로 대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제품 사용에 대한 실시간 서비스와 지원을 받아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하게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종사는 비행기를 운행하는 동안 외부 항공환경을 사이버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기체의 내부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한 운행을 위한 실시간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셋째,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적 측면의 활용 목표는 ‘기술 종속이 아닌 인간 중심’의 시대를 여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은 생산 영역을 중심으로 ‘공작인(homo faber·호모파베르)’으로서의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을 향해 발전할 것이다. ‘특이점(singularity)’이란 기술적 노력을 통해 인공지능(AI)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하여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기를 말한다. 그러나 생산 이외 활용과 소비 측면에서는 생산인이 아니라 감성을 갖춘 ‘유희인(Homo Ludens)의 사회의 주체자로서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그런 만큼 기업은 효율성을 넘어 사회적 정당성이 강조되고, 사회에 필요한 존재(Impact Business)로서의 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를 조화롭게 하는 경영으로 공유가치창출(CSV)도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이처럼 기업은 이익창출기관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헌기관이 되어야 한다. 1800년대 초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기계가 우위를 점하자 경쟁에서 패배한 수공업자들의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운동처럼 반기술과 인간성 회복을 기치로 하는 네오러다이트운동(neo-Luddite Movement)도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의 시대는 끊임없는 복잡화와 스마트화로 ‘복잡성 관리실패’의 부작용으로서 리콜 요구가 일상화하는 리콜시대가 전망된다. 비인간화에 대한 도전으로서 서민에 대한 연민 없는 기업은 사회적 공존에 큰 저항이 예상된다.
정리해 보면, 4차 산업혁명은 시간 차원에서 실시간 시대를, 공간 차원에서 사이버물리통합 시대를, 인간 차원에서 상상력을 가진 창조자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다. 지금은 대격변기이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믿고 극복해야 한다. 기술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꿈을 가지고 기술을 활용하고 즐겨야지, 기술을 따라가면 힘들어 죽는다. 기업가여,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꿈을 만들고, 종업원들과 꿈을 공유하는 드리머(Dreamer)가 되어라. 그러면 4차 산업혁명은 두려움의 영역이라기보다 새로운 기대와 희망의 영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