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쇼핑 이벤트 ‘광군제(光棍節)’와 한국 ‘빼빼로데이’가 겹치는 오는 11일을 앞두고 소비 관련주에 생기가 돌고 있다. 정치 불확실성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소비 이벤트를 맞아 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8일 주식시장에서 신세계는 1.36% 상승한 1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0.22%)도 소폭 상승했다.
대표적인 중국 관련 소비주로 꼽히는 화장품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과 토니모리는 각각 1.90%, 2.15% 올랐으며, 잇츠스킨은 7.37% 급등했다.
면세점·화장품주도 광군제를 맞아 들썩이는 모습이다. 앞서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관광객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이라는 지침을 내놨다는 소식에 관련주들이 잔뜩 움츠러든 바 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유아용품 관련주도 활력을 찾고 있다. 중국에서 유아복을 유통하는 제로투세븐(4.12%)을 비롯해 아가방컴퍼니(0.68%)와 보령메디앙스(1.32%)가 상승했다.
광군제는 11월 11일에 독신을 상징하는 ‘1’이 네 번 들어간다는 점에서 착안한 독신자의 날이다. 2009년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가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시작하면서 중국 최대 쇼핑데이가 됐다.
타오바오의 광군제 매출은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6조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주로 판매된 상품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이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타오바오가 올해 광군제를 통해 최대 23조 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신라 면세점 등은 이날 경품 이벤트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인들의 역직구가 많은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11번가 등도 연중 최대 할인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제과업계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빼빼로데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빼빼로데이가 탄생한 1996년부터 지난 9월까지 매출은 약 1조1000억 원, 약 26억 갑에 달한다.
‘빼빼로’의 원조 롯데제과는 20종의 시즌 기획 제품을 내놨다. 2013년 ‘포키’를 출시한 해태제과도 기획 제품을 지난해 8종에서 11종으로 늘렸다. BGF리테일의 CU, GS리테일의 GS25 등 편의점업계도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동참했다. 이들 업체의 주가는 이달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광군제를 시작으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소비 릴레이가 이어지는 점도 소비 관련주에 호재다. 그러나 광군제나 빼빼로데이가 더이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닌, 매년 반복되는 이벤트인 만큼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내외적인 소비 이벤트가 이어지는 점은 분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라면서도 “하지만 반복성·단발성 이슈인 점을 고려하면 큰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발전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