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이해승의 손자 이우영(76)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이 친일재산환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9일 이 회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친일재산확인 결정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한일합병에 기여한 대가로 일제로부터 후작의 작위를 받은 이해승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했다. 이 회장은 이로 인해 상속받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일대의 토지가 국고에 귀속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해승이 '반민족행위규명법'에서 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고, 그가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한 재산은 환수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 도중 개정된 반민족행위규명법에 따라 한일합병 공로 없이 작위를 받기만 해도 친일행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개정 전에는 작위를 받았더라도 한일합병에 기여한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환수처분을 무효로 봤다.
재판부는 "개인의 신뢰를 보호하는 것보다 개정된 법률을 소급 적용해서 달성되는 공익이 매우 중대하다"고 설명했다. 2심 역시 "이해승이 한일합병 직후 후작 작위를 받는 등 친일행위의 대가로 각종 이권과 특혜를 부여받아 온 사정을 고려할 때 이해승이 일제에 의해 주도됐던 식민지 토지정비정책에 편승해 받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1심은 당사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법규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당시 이해승의 나이도 20세 남짓에 불과했고, 한일합병에 기여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