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0) 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준 김종(55) 전 문화체육부 차관이 20시간여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17일 오전 5시30분께 조사를 마친 김 전 차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검찰 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최 씨와 공모해 각종 이권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강도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
2013년 문체부 2차관에 발탁된 김 전 차관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운영 과정에서 직무상 주어진 권한을 남용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설립된 미르재단과 올해 1월 12일 설립된 K스포츠재단은 신청 하루만에 허가가 났고, 담당 공무원이 서울로 출장을 와 서류를 가져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차관은 2014년 최 씨의 딸인 정유라(20) 씨가 부당하게 승마 국가대표가 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 씨를 두둔하기도 해 이러한 의혹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체육계 인사 청탁을 받고 이력서 등을 최 씨에게 이메일로 건네 사실상 보고를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또 지난 5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배경에도 김 전 차관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전 차관이 시설 공사 입찰 과정에서 최 씨의 회사 더블루K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관여했는데도 불구하고 조 회장이 이에 따르지 않아 마찰을 빚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