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내년에도 2%대 저성장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탁금지법,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더해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영향으로 사상 첫 3년 연속 2%대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해 성장률 2.6%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올해도 2%대 성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정부 역시 올해 2.8% 성장률을 제시하며 2%대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1961년 이래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으로 3%를 밑돈 적은 없다. 2012년 이후 6년간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2014년(3.3%)을 제외한 나머지 5년간 모두 2%대에 그쳤다.
많은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2%대로 내려간 상황에서 뚜렷한 호황이 아닌 이상 3%대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8%로 낮추면서 이전에 3%대 초반으로 추정했던 잠재성장률이 그보다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이 2016∼2020년 연평균 2.5%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재 잠재성장률을 2%대 후반으로 추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인구변화 추세로 비춰볼 때 2026∼2030년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제 성장의 트렌드가 수출 중심에서 내수·서비스업으로 바뀌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수출 충격을 내수가 흡수하지 못하면서 성장률 자체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나라에 불리한 세계 경제 흐름은 일시적인 것은 아니다. 내수에서 성장 화력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트럼프 당선, 청탁금지법, 최순실 게이트 등 세 가지 변수 때문에 국가 전체가 불안한 느낌”이라며 “소비 심리까지 위축돼 내년 성장률이 2%대를 넘어 1%대로 떨어질 우려도 있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자꾸 밑돌면 잠재성장률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