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마케팅] 강렬한 블루코랄, 은은한 로즈골드… IT·가전 色으로 유혹하다

입력 2016-1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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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S7 엣지’ 블루코랄 대박 출시 이후 하루 4000대 판매

직장인 박모(35) 씨는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하기 위해 제품을 둘러보던 중, 눈에 띄는 색상의 제품 발견했다. 그는 ‘바로 이거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주저 없이 구입을 결정했다. 박 씨는 “과거에는 스마트폰 사양을 주로 살펴봤지만, 이제 사양은 다 거기서 거기”라며 “디자인, 특히 색상을 주요 구매 포인트로 삼고 있다”고 했다.

최근 주요 IT 및 가전제품의 마케팅 키워드는 ‘컬러’다. 시각적인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층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기존 컬러 마케팅은 의류, 화장품 등 패션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IT·전자기기와 가전제품, 자동차 등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기업들이 컬러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실제 판매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7 엣지 블루코랄’ 모델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은은한 하늘빛의 블루코랄은 갤럭시노트7에 처음 적용된 색상으로, 갤럭시노트7 구매자 중 절반가량이 선택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갤럭시S7 시리즈 판매에 힘을 싣기 위해 이 색상을 입힌 제품을 추가로 내놨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11일 출시 이후, 하루 평균 3000∼4000대가 판매되고 있다. 블루코랄 출시 이후 전체 갤럭시S7 시리즈의 판매량도 일평균 1만3000대에서 1만6000대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된 지 반 년이 지난 제품인데도 이처럼 수요가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블루코랄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위기에 빠졌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스마트폰 인기 색상이었던 ‘블랙’도 변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갤럭시S7 엣지 뉴블랙(가칭)’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의 단순한 블랙이 아닌, 광택이 나는 새로운 블랙이 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애플 역시 진한 검정 광택이 두드러진 특징인 ‘아이폰7 제트블랙’ 색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색상의 아이폰7 모델은 품귀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주문 시점부터 한 달 이상 기다려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애플은 이미 로즈골드 색상을 선보이며 컬러 트렌드를 이끈 바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에 이어 ‘V20’에서도 티탄, 핑크 등의 색상으로 차별화했다. 티탄은 금속 소재에 어울리는 색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핑크는 미국 색상 전문기관인 팬톤컬러연구소에서 올해의 색상으로 꼽은 ‘로즈쿼츠’ 컬러와 비슷하다. 은은하고 포근한 빛을 내는 게 특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성 소비자가 선호하던 핑크 색을 최근에는 남성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가전제품도 새로운 컬러가 대세다. 흔히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가리켜 ‘백색가전’이라고 한다.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백색으로 입힌 가전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 그러나 최근에는 주거 공간과의 조화 및 인테리어적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컬러 가전은 제품을 집 안에 두는 것만으로 화사한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어 ‘여심’ 공략에도 한몫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8월 ‘블랙캐비어’ 색상의 액티브워시와 애드워시 세탁기 신제품을 선보였다.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메탈 소재의 어두운 색상에 대한 선호가 늘었다는 조사를 바탕으로 가전에 블랙 색상을 입힌 것이다. 세련된 프리미엄 제품에 어울리는 블랙 캐비어 색상은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도 적용된 바 있다.

김치냉장고로 잘 알려진 딤채는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 소비자를 겨냥, 지난해 로맨틱레드, 파스텔블루, 크림화이트 3가지 색상의 ‘딤채마망’을 출시했다. 이후 판매량이 매달 10%씩 성장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어 8월에는 2017년형 신제품 ‘딤채마망’ 라인업에 민트 그린·크림 화이트·베이비 핑크 3가지 색상을 추가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자 이제 색상이 중요한 구매 요소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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