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보유 중인 신한금융지주 지분 전량을 매각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 포스코가 들고 있는 금융지주회사 지분 처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B금융, 하나금융의 경우 지배주주가 없어 의결권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향후 포스코 지분의 향방이 지배력 강화와 영향력 행사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1일 장 종료 직후 포스코는 보유 중인 신한금융지주 주식 전량인 436만9881주(지분율 0.92%)에 대해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한 주당 매각 가격은 전일 종가(4만3950원) 대비 2.9%의 할인율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진행한 블록딜이 성공하면서 포스코는 약 1865억 원에 달하는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이 지난 2014년 취임한 뒤 꾸준히 비핵심 자산 매각과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신한지주 외에도 KB금융지주(3.0%) 하나금융지주(0.82%), 현대중공업(1.94%), 신일철주금(2.5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추후 별도로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최근 개최한 이사회를 통해 보유 중인 하나금융 주식 243만 주(0.82%)를 처분하는 안건을 결의하고, 현재 보유 중인 은행 주식들의 주가 추이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포스코가 3%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해당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할 경우, 포스코 지분 매각의 향방에 따라 KB금융의 지배권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금융은 업계에서 지배구조를 안정화하지 못해 정부의 낙하산 인사 등 외풍에 시달려온 대표적 금융그룹으로 손꼽힌다.
한편 IB업계에선 포스코가 수천억 원 규모의 거금을 마련하는 것과 관련 최근 지분 투자를 단행한 우리은행 지분 매입 관련 재원이라고도 평가했다. 실제 포스코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신탁 방식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4%에 투자했다.
일각에선 포스코가 추가로 지분을 더 매입해 우리은행 지분 투자자로서 장기 운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간 포스코는 우리은행 주요 거래 기업으로 우호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은 원래 예정돼 있던 것으로, 재무재표 개선 때문에 조건이 맞으면 팔려던 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