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재단 박희재 이사장(서울대학교 기계항공학부 교수)
1998년 외환위기 때 공학자로서 대학원 제자들과 함께 창업한 서울대 벤처 1호인 ‘에스엔유프리시젼’의 초창기 시절이 종종 떠오른다. 당시 우리 경제가 IMF 위기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는 수출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1달러라도 수출하겠다며 30대 젊음과 열정의 도전정신으로 창업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 납부를 통해 국가의 재정에 기여하고, 대학에 기부함으로써 학교 교육 등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은 창업한 기업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필자는 청년들에게 월급을 많이 받는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월급을 주는 CEO가 되라고 강조한다. 권위 있는 노벨상을 받는 것도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노벨상을 주는 노벨 같은 글로벌 기업가가 되라고 한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에게는 일생 동안 얼마나 많은 세금을 국가에 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월급을 주었는지를 졸업 후 30년 뒤에 리포트를 제출받아 평가하겠다며 큰 숙제를 주었다. 홀로 잘 사는 것보다 여럿이 행복하게 잘 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정신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최근 3년간 100대 기업의 자산 10억 원 증가 시 고용계수는 0.35에 불과하고, 20대 기업은 0.17로 사실상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하고 있다.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에 가장 확실한 것은 청년 창업이다. 창업벤처기업,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벤처 산실인 미국의 실리콘밸리, 영국의 일자리 허브 런던 테크시티, 하드웨어 분야의 스타트업 메카 중국의 선전, 하이테크 벤처기업의 강국 이스라엘 등을 철저히 벤치마킹해야 한다.
청년 창업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펀딩 방식 확대, 연대보증의 과감한 철폐, 멘토링 강화와 재정 지원,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조성,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 불필요한 규제ㆍ과도한 세제를 개선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특히 창업ㆍ기업활동 분야에서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을 갉아먹고 옭아매는 모든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우리 청년들에게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줘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청년희망재단에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창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 등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하는 창업 기업에 청년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청년 인재 매칭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359개 스타트업 기업 등에 536명의 청년이 취업했고, 올해 9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청년희망재단은 청년 창업 기업들이 태생적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년 인재 매칭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강소기업의 CEO이자 청년희망재단의 이사장으로서 글로벌 비즈니즈 경험을 토대로 우리 청년 창업가들을 힘이 닿는 데까지 지원하고 싶다. 우리 청년들이 글로벌 강소기업의 거대한 꿈을 실현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