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차를 구원해줄 ‘그랜저IG’가 22일 출시됐다. 5세대 모델 ‘그랜저HG’가 첫선을 보인 지 5년 만이다.
현대차는 이날 경기도 김포항공산업단지에서 ‘그랜저IG’ 공식 출시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이광국 현대차 부사장은 “‘그랜저IG’ 출시를 앞두고 극심한 내수침체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달 초 시작한 사전계약에서 3주 만에 2만7000대가 팔리는 등 고객 호응이 좋아 내년 목표 판매량을 10만 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번 ‘그랜저IG’의 디자인은 용광로에서 녹아내리는 쇳물의 웅장한 흐름과 한국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캐스케이딩 그릴’이 탑재됐다. 낮과 밤에 모두 점등되는 가로 라인의 ‘LED 주간주행등’이 적용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했다.
크기는 전장 4930㎜, 전폭 1865㎜, 전고 1470㎜, 축거(앞ㆍ뒷바퀴 사이의 거리) 2845㎜로 기존 모델보다 전장은 10㎜, 전폭은 5㎜ 커졌다.
실내 디자인은 수평형의 레이아웃과 넓은 공간감을 바탕으로 사용자 편의 중심의 공간을 구현했다. 크래시패드 상단부를 낮춰 운전자 시야를 넓혔고, 디스플레이 화면과 조작 버튼 영역을 분리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
가격은 △가솔린 2.4 모델 3055만~3425만 원 △디젤 2.2 모델 3355만~3725만 원 △가솔린 3.0 모델 3550만~3920만 원 △LPG 모델 2620만~3345만 원이다. 이는 전작인 ‘그랜저HG’의 기본 트림과 비교해 25만~140만 원가량 비싸지만, 기본 장착된 안전ㆍ편의사양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최소화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년에는 가솔린 3.3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하반기 신차 효과를 보지 못한 현대차는 ‘그랜저IG’가 올해 실적 만회의 마지막 카드라고 믿고 있다. 출시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긴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달 시장 점유율은 31.9%를 기록했다. 이전 최저치인 9월 32.3%보다 더 낮다. 기아차(27%)를 합쳐도 60%가 채 안 된다. 올해 초 70%를 상회했던 것과 비교하면 내수 점유율이 열 달 만에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반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합산 26.6%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수입차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선전하며 총 14%의 점유율을 기록,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주행성능부터 품질까지 혁신적인 수준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며 “‘그랜저IG’를 통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