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내각이 차츰 진영을 갖춰가고 있다. 트럼프는 억만장자 투자자인 윌버 로스를 상무장관으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부인이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노동장관을 역임한 일레인 차오를 교통장관으로 각각 내정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윌버 로스는 지난 2001년 30개 이상의 업체가 파산하는 등 미국 철강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공격적으로 기업을 사들이고 구조조정을 단행해 되파는 등 기업 사냥꾼으로 명성이 높은 인물이다. 그는 1997년 말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당시에도 구조조정에 깊이 관여해 한국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트럼프를 강력히 지지하면서 월가에서의 자금 모금을 주도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주장하는 등 보호무역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앞으로 10년간 1조 달러(약 1174조 원)를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고속도로와 교량 등의 건설을 담당하는 교통부의 수장이 될 일레인 차오가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는 일레인 차오를 통해 공화당 의원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레인 차오는 2001년 아시아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장관 자리에 올랐다. 그는 부시 정부 시절 8년간 장관직을 유지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버지 조지 H.W. 부시 시절에는 교통부 차관도 역임했다.
한편 트럼프는 골드만삭스 출신의 스티븐 므누친을 차기 재무장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보건후생부 장관에는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인 오바마케어 비판론자 톰 프라이스 하원의원이 내정됐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프라이스와 차오의 장관직 내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