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에 공분한 여론에 또 다시 전국은 촛불로 뒤덮였다. 3일 진행된 6차 촛불집회에서는 주최 측 추산 연인원 232만명, 경찰 추산 순간 최다인원 약 43만명이 전국에서 촛불을 켰다. 헌정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본 행사 시작 시간대를 전후해 주변 지하철역 등에서 집회 참가 인파가 쏟아져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북쪽으로는 율곡로·사직로, 남쪽으로는 서울시청까지 광화문 일대 공간이 촛불로 가득했다. 추운 겨울 날씨에 10월29일 첫 주말집회 이후 6주째 이어지는 집회로 촛불시위는 시민들의 동력이 약화되는가 싶었지만 박 대통령의 3차 담화에 뿔난 민심에 촛불의 위력은 더욱 강해져만 갔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가 결정해달라고 한 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명예로운 퇴진’을 박 대통령에게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날 주최 측은 5차 집회에서처럼 1분 소등’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취지에서 어둠을 걷어내는 저항의 1분 소등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지난주엔 원래 8시에 진행이 됐는데, 이번주는 7시로 한 시간 빨라졌다. ‘최순실 게이트’로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을 규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오후 7시에 맞춰 참가자들이 일제히 촛불을 껐다가 다시 킨 것이다.
또 같은 시각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제안으로 시민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해 새로고침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트래픽에 과부하를 주는 인터넷 공격이 펼쳐지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체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7시께부터 한동안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는 등의 현상이 벌어졌다.
오후 7시 20분경 본 행사가 끝나자 종로, 을지로, 새문안로 등을 거쳐 율곡로와 사직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6개 경로로 청와대 방면 2차 행진이 진행됐다.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서울시경찰청까지 단체로 횃불을 든 참가자들이 행진하기도 해 한때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사전행진과 집회 이후 창성동 별관과 효자치안센터 방면에서는 제한시간을 넘겨서까지 시위대가 일부 남아 집회를 이어갔다. 2차 행진에서도 청와대 200m 앞 신교동로터리 등에서 소수 인원이 제한시간인 오후 10시30분을 넘겼다.
경찰은 제한시간 이후에도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시위대에 해산을 촉구하는 안내방송을 하며 설득에 주력했다. 양측 간 별다른 충돌은 없었고, 오후 11시까지 연행자도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