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딩스 지분 46.5% 보유 경영권 장악…3세 조원국 전무 주력사 지분 1% 안돼 경영승계는 아직
한진중공업그룹은 지난 2005년 한진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2007년 한진중공업홀딩스(HHIC HOLDINGS CO., LTD.)를 출범시키면서 지주사 체제를 구축했다.
한진중공업의 모태는 1937년 7월 10일에 설립된 조선중공업주식회사다. 1962년 6월 4일 대한조선공사로 새롭게 설립됐으며, 1968년 11월 국영기업에서 민영화하면서 대한조선공사로 변경됐다. 이후 1988년 회사정리절차 진행 중 조선산업 합리화 계획에 따라 합리화 대상기업으로 지정되어 한진 계열기업에 양도되면서 범(凡) 한진가(家)로 들어오게 됐다.
오늘날 한진중공업 사명은 지난 1990년 6월 상호를 그대로 쓰면서부터다. 이후 한진중공업은 1999년 특수선 제작을 하는 코리아타코마조선공업을 흡수합병했으며, 지난 2007년 8월 1일 한진중공업에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조선업황 악화로 올해 5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자산매각 등을 추진함으로써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조남호 회장 홀딩스 지분 46.50%로 그룹 장악 = 조남호 회장(65)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후 한진중공업을 계열분리하면서 독립한 뒤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2016년 12월 현재 조남호 회장은 46.50%의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절대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특수관계인과 계열사 임원 등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49.26%에 달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조 회장의 절대적 지배체제가 구축된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지분 30.98%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일레저(100%), 한국종합기술(67.1%), 대륜E&S(100%)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다시 한진중공업은 인천북항운영(91.1%), 한진중티엠에스(100%), 대륜발전(29.2%), 별내에너지(50%)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재 채권단과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한진중공업그룹은 대륜E&S, 대륜발전, 별내에너지 등 3개 에너지 계열사의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3세 체제는 ‘시기상조’ = 한진중공업그룹은 조남호 회장 체제가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어 3세 체제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3세 경영인으로 지목되는 조원국(41) 한진중공업 전무 등 자녀에 대한 자산승계율이 4.4%에 그치고 있다. 현재 조 전무는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 0.94%와 한진중공업 0.08%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후계가 유력한 조 전무가 그룹의 핵심 주력사 지분율이 1%에도 미치지 않아 승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조 회장의 장남인 조 전무가 조선영업총괄을 맡아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고,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경영관리 총괄담당 임원을 맡고 있어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조 전무가 경영권 승계를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권단 자율협약 진행… 자산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 = 조선시장 침체로 한진중공업은 올해 5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진중공업그룹은 유동성 문제로 지난 1월 자율협약을 신청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은 이번 협약으로 채권단으로부터 지난 2월 1300억 원에 이어 1200억 원의 자금을 신규 지원받았다. 또 협약 만료기간인 2018년 12월 말까지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1000억 원대 이자 감면 및 원금상환 유예 등 혜택을 받게 됐다.
통상적으로 채권단 자율협약이 진행되면 해당 기업에 대한 감자와 출자전환, 그리고 대주주 경영권 상실로 이어지지만 별도의 감자계획도 없어 조 회장 체제가 그대로 유지됐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2조 원에 달하는 보유 부동산 매각, 대륜E&S 등 에너지발전 계열사 매각 등을 골자로 하는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산 매각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륜E&S 등 자회사 매각은 올 연말까지 진행하기로 했지만 매수자 측인 미래엔과 자산가치평가 충돌로 진행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다행히 본업인 조선, 건설사업 부문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정부가 2년간 7조5000억 원을 투입해 군함, 경비정, 관공선 등을 발주할 예정인 가운데 소형 경비정 등은 경쟁사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부문에서 2년간 약 2조 원대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1500억 원 규모의 500t급 해경 경비함 5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 9월에는 그리스 해운사로부터 아프라막스 탱커 2척과 옵션 2척을 총 1억7200만 달러(한화 약 1926억 원)에 계약해 1년 3개월 만에 수주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