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베트남 고속도로 사업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동화(65)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의 심리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 전 부회장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6153만5000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회사 고위직을 비롯해 정 전 부회장 측근들의 진술을 종합해볼 때 유죄가 입증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 권력이 집중된 지위에 있는 누군가가 지인을 챙기고자 할 때 설마 그랬을까 한다”며 “측근과 고위직에 있던 분들의 진술로 상당부분 입증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 전 부회장 측은 모든 혐의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비자금 조성 계획을 보고받은 적도, 이를 승인하거나 묵인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부회장 변호인은 “검찰이 무리한 공소사실을 구성한 것은 정 전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해서 검찰이 원하는 수사결과를 얻기 위해서였다”고 맞섰다.
정 전 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재임 중에 일부 부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일부 직원들이 구속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직 중에 부정한 일을 한 적 없고 악의적으로 범법행위를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건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선고는 내년 1월 19일 오전 10시다.
정 전 부회장은 2009~2013년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4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배성로(61) 영남일보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동양종합건설에 보증서 없이 34억 원의 선급금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