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차기 은행장 인선 작업을 서둘러 진행한다. 16년 만의 민영 은행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책임질 사령탑을 신속히 꾸려 조직을 안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과점주주 5개사가 추천한 5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한 직후 이사회를 열어 부문별 소위원회를 구성한다.
특히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임하는 임원추천위원회는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곧바로 가동된다.
현재 이광구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애초 이달 말까지였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임기가 자동 연장됐다.
금융권은 이 행장이 지난 2년간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냈고, 우리은행 민영화에 기여도가 큰 만큼 임기가 연장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럴 경우 임추위의 차기 행장 선임 후속 작업은 다음 달 중순 이전에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임추위의 의견이 여러 후보의 경합 쪽으로 굳어지면 차기 행장 인선은 절차상 2월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이 행장과 함께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남기명 국내그룹장 등이 거론된다.
우리은행 차기 은행장 선임을 둘러싼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새로 구성될 이사회 의장을 누가 맡느냐이다. 이사회 의장이 임추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한국투자증권 추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톈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동양생명), 박상용 연세대학교 명예교수(키움증권), 노성태 전 한화생명 연구원장(한화생명) 등 5명이다.
이들 5명이 이사진에 합류하면 현재 재직 중인 사외이사 6명은 전원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사외이사 6명 중 4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며, 다른 2명은 2018년 3월까지이다.
금융당국이 현재 이사들의 퇴진 여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임종룡 위원장이 우리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할 것을 누차 강조한 것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관례상 이사회 의장은 연장자가 맡는 게 일반적이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인물은 노 전 원장(1946년생)이다. 비슷한 연배로는 신 전 사장이 노 전 원장보다 두 살 어린 1948년생이며, 박 교수가 1951년생으로 4년 터울이다.
일각에서 노 전 원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고사해 신 전 사장이 넘겨받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노 전 원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고사한 적이 없다”고 전해왔다.
한편 우리은행은 16일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해지한다. 과점주주 추천 5명의 사외이사는 이날 첫 상견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