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스위스에서 19일(현지시간) 테러와 총격사건이 발생하면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유럽 전역이 긴장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서부에서 이날 저녁 8시14분께 대형 트럭 한 대가 시속 65km 정도로 베를린 관광지인 카이저 빌헬름 메모리얼 교회 인근의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돌진했다. 트럭 돌진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당초 9명으로 발표됐으나 늘어났다.
독일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즉각 규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독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이 의도적인 공격이라며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트럭 운전자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조수석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아직 용의자나 신원이나 범행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다. 독일 현지 언론은 지난 7월 프랑스 유명 관광지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를 연상시킨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대형 트럭이 군중을 덮치면서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니스 트럭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스위스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께 취리히 시내 중앙역 근처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사원은 주로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기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총격의 표적이 이 이슬람 시설이었는지, 인근의 다른 건물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범인은 총을 쏜 후 달아났으며 국적과 테러 연관성, 동기 등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범인이 30대에 검은 옷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경찰은 범인은 사건 현장에서 약 3시간 30분 정도 머물다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몇백 m 떨어진 곳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고 확인했지만, 총격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지난해 테러로 몸살을 앓아야 했던 프랑스는 이날 트럭 테러 이후 즉각 전국 크리스마스 시장에 대한 경비 수위를 높였다. 브뤼노 르루 프랑스 내무장관은 “프랑스 전역에 있는 크리스마스 시장의 치안 수위를 즉각 상향했다”고 밝혔다. 체코 내무부도 베를린 트럭 공격 이후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공장소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는 등 치안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