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1200원 시대 열리나?

입력 2016-12-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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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 대로 치솟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과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점이 강달러를 이끌었다. 반대로 내년 국내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23일 9시 5분 현재 원·달러는 전일대비 3.8원 오른 1202.9원에 거래 중이다. 종가 기준 지난 3월 10일 1203.50원을 기록한 후 최고치이자 8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원ㆍ달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160원대이던 환율은 20여일 만에 40원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지난 15일(한국시각)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에서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당초 전망보다 많은 3회 이상을 시시하자 하루만에 8.8원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럽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달러강세의 배경이 됐다. 지난 19일밤(현지시각) 독일에서는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에 돌진해 12명이 사망하는 트럭 테러가 발생했다. 이어 터키에서는 러시아 주재 대사가 피살당하는 등 국제 정세 불안도 달러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나라 안으로는 경기 부진 우려가 원화 가치를 내렸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내년 성장률은 2%대 초반까지는 아니겠지만 예상한 3.0%보다 낮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두 달 동안 여건 변화가 워낙 컸다”며 “내년 성장률은 지난 10월 전망했던 2.8%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다만, 원·달러가 1200원 대를 유지하기는 쉽지않다는게 시장의 시각이다. 연말이 되면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원ㆍ달러의 하방압력이 클 것이라는 이유다. 이와 함께 당국 개입 경계감도 유효하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원ㆍ달러는 수출 네고가 미뤄지고, 결제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등 수급 요인 때문에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다음 주부터는 수출 네고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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