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의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마무리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8일 정례회의를 열고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을 논의한다. 안건이 의결되면 안방보험은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이후 1년여 만에 국내 생보사를 품에 안게 된다.
안방보험의 알리안츠생명 인수 시도는 중국계 자본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는 측면 등 여러 방면에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특히 동일한 자본이 생보사 2곳을 동시에 운영하게 된다는 게 특징으로 꼽혔다. 현재 보험사를 계열사로 둔 기업이나 금융지주사 가운데 생보사, 손보사를 같이 소유하는 곳은 있지만 복수의 생보사를 경영하는 곳은 없다.
일각에서는 알리안츠생명 인수 작업이 끝나면 향후에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합병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내부에서는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의 동양생명 영업 행보를 연상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최근 방카슈랑스 부서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방카슈랑스 영업력 강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는 동양생명이 안방보험에 인수된 후 저축성보험 위주로 방카슈랑스 판매 채널을 키운 것과 유사하다.
대부분의 생보사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알리안츠생명도 업계와 상반된 행보를 갈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동양생명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초회)는 1조9991억9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NH농협생명(1조9566억1300만 원) 수치를 웃돌며 생보업계 1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4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26조 원)과 알리안츠생명(17조 원)이 합병하면 총자산 43조 원에 달하는 대형 생보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는 삼성·한화·교보·NH농협생명에 이어 업계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PCA생명(5조 원)을 인수하면서 ‘톱5’ 도약을 준비했던 미래에셋생명(28조 원)도 밀어내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의 자본력은 이해하지만 리스크 관리를 추구하는 보험사들과 달리 저축성보험 위주의 방카슈랑스를 강화한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