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4명 중 1명 떠난 증권가, 구조조정·파업에 우울한 세밑

입력 2016-12-2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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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축소·희망퇴직도 잇따라… 새해에도 ‘몸집 줄이기’ 이어질 듯

최근 3년간 네 명 중 한 명을 떠나보낸 증권가가 우울한 세밑을 맞고 있다. 새해를 앞두고도 구조조정이 계속되는데다 파업까지 예고하고 있어서다. 한때 4만 명을 훌쩍 넘겼던 증권인 수가 1~2년 내 2만 명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할 분위기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조는 27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파업 투쟁을 결의했다. 이번 파업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측이 지난 9월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을 파기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2012년에도 사측의 단협 해지로 568일간 총파업을 한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도 리테일 부서 구조조정을 두고 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이다. 사측이 ‘리테일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노조와 협의 없이 성과급 삭감 등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직원 반발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TF는 33개 점포 중 57%에 해당하는 19개가 부산(9개), 울산(4개), 경남(6개)에 쏠려 있어 점포 축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경쟁사 평균에 맞추려면 이들 지역에서만 10개 이상 점포를 폐쇄하고 인력 축소를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회사가 합병된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은 이미 220명 규모의 희망퇴직 과정을 거쳤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각각 100명 이상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증권업계 주요 회사들이 잇따라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내년 증권사 인력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인력 감소는 이미 수년째 진행 중이다. 2011년 말 4만4000명이 넘던 증권사 직원 수는 2014년 3만 명대로 떨어졌고, 올해 2분기(4~6월)부터는 3만5000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2013년 1500개가 넘던 국내 증권사 지점 수도 올 9월 기준 1179개로 줄었다. 하이투자증권은 물론이고 하나금융투자도 서울 선릉역 인근 지점 4개를 합쳐 통합점포를 만들기로 하는 등 대부분 증권사가 지점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인력 축소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신증권이 희망퇴직 이후 30명에 달하는 직원을 지점 발령 낸 것을 두고도 사실상 또 한 번의 인력 축소라는 평가가 나왔다”며 “희망퇴직, 성과기준 높이기, 무리한 지점발령 등으로 구조조정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 인력 감소만 놓고 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며 “현재 정규직과 계약직 인원이 각각 2만5000명, 8000명 수준인데 계약직이 빠르게 늘고 있다. 머지않아 비율이 비슷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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