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피의자와 협상 없다" 강수 둔 배경은

입력 2017-01-03 17:45수정 2017-01-0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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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재판 받아도 1년 이상 구금상태… 장시호 진술 태도도 바뀌어

(연합뉴스)
정유라(21ㆍ사진) 씨가 불구속 조건으로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피의자와 협상은 없다는 강수를 뒀다. 최근 최순실(61)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도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 씨의 입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정 씨가 현지에서 즉시석방 조건으로 3일 이내 자진 귀국의사를 밝혔지만, 이를 거부하고 긴급 구속인도를 청구해 30일 구속기간이 연장된 상태"라고 3일 밝혔다.

특검은 정 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정 씨가 나중에 송환되면 체포한 다음 조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정 씨의 범행을 입증할 만한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귀국 후)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48시간 동안 조사가 가능하다"며 "그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해도 관련 자료가 있으면 그 때 가서도 구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덴마크법원 청문절차에서 모든 일은 엄마가 결정한 일이고, 자신은 아무 것도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정 씨가 현재 구금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자진 귀국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범죄인인도 절차를 밟으면 이의신청을 하고 시간끌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특검 내부적으로는 이 경우에도 구속된 상태로 1년 이상 재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 씨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아기가 있고 아기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본인 입장을 보더라도 구금상태가 계속 유지되는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검은 정 씨가 귀국 후 수사에 협조한다면 불구속 수사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뒀다. 하지만 정 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해외에서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이런 가능성마저 사라진다. 전날 구속된 류철균(51) 이화여대 교수의 사례에 비춰보자면 류 교수는 관련 참고인 조사와 상반된 주장을 거듭해 증거인멸의 우려로 긴급체포됐고, 결국 법원에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특검 영장 1호인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최 씨의 조카 장 씨의 진술 태도가 최근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는 국회 청문회에서 최 씨의 범행에 대해 잘 모른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정 씨가 이대 입학 전 합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 등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딸과 조카의 변화는 최 씨의 자백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현재 특검의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어 특검에서 강제구인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특검은 이번주 중으로 삼성 임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 전 장관을 연일 불러 조사 중이며, 김재열(49) 제일기획 사장도 지난달 29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밤샘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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